미술품 대중화 선도…프린트 서비스·온라인 경매 등 혁신으로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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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강점 분석서울옥션은 한국 최대 미술품 경매 전문회사다. 글로벌 미술품 경매업체 크리스티나 소더비가 오랜 기간 상류층 대상 고가 미술품 경매 중심의 사업을 하는 것과 달리 서울옥션은 미술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미술계 화두인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서형석 리딩투자증권 연구원
서울옥션은 2012년 미술품 대중화의 일환으로 ‘프린트 베이커리’ 서비스를 내놨다. 중저가 미술품 수요 확대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유명 작가 작품을 한정판으로 제작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기회를 제공했다.미술품이 소수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것과 달리 더 많은 사람이 보다 쉽고, 저렴하게 미술품을 즐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김환기, 박서보, 윤병락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저작권이 해결된 원본 프린트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가격은 원화의 5분의 1 수준으로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생활가전과의 협업도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손잡고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에 디자인 스튜디오 슈퍼픽션의 캐릭터를 적용한 ‘비스포크 슈퍼픽션 에디션’을 지난 8월 선보였다. 가전제품에 예술작품을 접목한 신선한 시도였다.프린트 베이커리를 통해 ‘아트 슈퍼마켓’이라는 행사도 주관하고 있다. 국내외 100여 명의 작가와 50여 개 아트 관련 기업이 참여하는 한국 대표 예술 기획 전시회다. 소속 작가 및 유명 작가의 작품이 다양한 제품과 협업한 예술 상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생활용품과 예술이 상충하는 시대가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밀접한 시대가 됐음을 알 수 있다.
서울옥션은 온라인 미술품 경매 시장 확대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시장은 오프라인에 비해 미술품 구입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접근성도 탁월해 젊은 신규 고객층의 선호도가 높다.
소더비는 미국 이베이와 제휴를 통해 온라인 경매 시장에 진출했다. 아마존 또한 ‘파인 아트 앳 아마존’이라는 타이틀로 온라인 시장에 들어오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온라인 경매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서울옥션은 자회사 서울옥션블루를 통해 미술품뿐 아니라 명품, 주얼리, 피규어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품에 대한 온라인 경매에까지 진출했다. 서울옥션블루는 최근 수집용 아이템 거래 플랫폼인 ‘엑스엑스블루’를 내놓기도 했다.
미술품 이외에도 아트토이, 명품 디자인 가구 등 폭 넓은 수집용 제품 등이 소개된다. 최근 글로벌 경매사 소더비에서 ‘스니커즈’가 새로운 카테고리로 등장했다. 이런 세계적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젊은 고객들이 안전하고 빠르게 거래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방안이 엑스엑스블루라는 평가다. 이 플랫폼은 앞으로 수입용 아이템 거래 플랫폼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한국의 전업작가 수는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반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출품작가는 0.1% 내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옥션은 새로운 방식의 온라인 경매 ‘제로 베이스’를 내놨다. 제로 베이스는 미술품에 대한 시장의 첫 평가인 만큼 경매 시작가를 모두 0원으로 정했다. 더 많은 신인 작가의 좋은 작품을 경매시장에 소개하기 위한 시도다. 제로 베이스는 미술품의 재판매 목적보다는 자신만의 취향을 즐기고, 미술품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미술계의 혁신을 가져왔다는 평가다.미술품 대중화를 통해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최근 제도적 변화 등의 문제로 부정적 전망도 많다. 정부가 미술품 양도차익에 사업소득세를 부과하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현행 소득세법은 6000만원 이상 작고 작가 미술품에 대한 양도차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4.4%, 10년 이상 보유 시 2.2% 과세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미술품을 거래할 때 해당 거래의 내용 등을 고려해 사업소득 또는 기타소득 분류를 결정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만약 양도차익을 사업소득으로 분류해 종합과세할 경우 최고 세율 46.2%를 적용받을 수 있어 미술품 경매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올 상반기 한국 미술품 경매시장 낙찰총액은 446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 줄어든 규모다. 경기 부진과 세금 이슈가 크게 작용했다.
서형석 리딩투자증권연구원 hsseo@lead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