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도 못 이긴' 수능 열기…전국 고사장 뜨거운 응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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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최강 한파, 학부모·후배들 "더도 덜도 말고 공부한 만큼만…"
순찰차·사이드카 타고 입실…전국 곳곳 어김없이 반복 수험생 수송작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전국은 올 가을 들어 가장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지만, 고사장마다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수험생과 학부모, 후배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최저 기온은 -2.5도까지 떨어졌다.
평년 같은 날보다 6.4도 낮아 올가을 들어 가장 추웠다.
인천·수원 -1.1도, 춘천 -1.9도, 강릉 1.9도, 대전 0.2도 등 중부지방 곳곳에서도 올가을 최저기온을 보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한 바람 때문에 체감 온도는 5∼10도 더 낮았다"고 말했다.
아침 일찍부터 고사장을 찾은 수험생들은 후드를 눌러 쓰고 두꺼운 담요를 손에 드는 등 한파에 단단히 대비했다.
고사장에 도착할 때만 해도 긴장감이 역력하던 수험생 얼굴은 후배들의 응원을 받은 뒤에는 환한 웃음으로 가득 찼다. ◇ "선배 파이팅!"…한파 녹인 후배들 응원
서울 용산구 용산고 앞은 오전 6시를 갓 넘긴 시각부터 경복고, 배문고, 중앙고 등에서 찾아온 응원단의 우렁찬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응원단은 선배들이 고사장으로 들어갈 때마다 "수능 대박!", "선배님 힘내세요!" 등 구호를 경쟁적으로 외쳤다.
학교마다 목소리 경쟁을 벌여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졌다. 경복고 2학년생 장모(17) 군은 "좋은 자리를 맡으려고 친구들 12명과 함께 새벽 4시에 이 자리에 나왔다"며 "나도 수능이 1년 남았다는 생각에 떨리지만, 내년에도 우리 후배들이 오늘처럼 응원해줄 거라고 믿는다"며 응원을 이어갔다.
추위 속에 응원하는 학생들의 입에서는 연신 하얀 입김이 나왔다.
오전 7시 기준 기온이 6도, 체감기온은 4.3도로 평년에 비해 쌀쌀한 날씨를 보인 부산에서도 후배들의 응원 열기만큼은 뜨거웠다.
수능 고사장으로 지정된 부산 연제구 거제동 이사벨고등학교 앞은 새벽부터 분주했다.
혜화여고, 학산여고, 부산진여고, 사직여고 등 4개 학교 수험생이 찾은 이 고사장에는 오전 4시 30분부터 좋은 응원 자리를 선점하려는 후배들의 기 싸움이 대단했다.
후배들은 '수능 대박' 등 피켓을 들고 함성을 지르며 초조한 표정으로 고사장을 찾는 수험생들에게 기운을 불어넣었다.
광주 시내 시험장 주변에는 수험생들을 향한 따뜻한 응원전이 이어졌다.
떠들썩한 응원 구호는 없었지만, 교사와 후배, 가족들은 수험생들의 손을 꼭 붙잡거나 손뼉을 치며 긴장한 수험생들을 격려했고 일부 수험생은 큰절하며 화답했다.
충북 청주 세광고에는 이른 새벽부터 운호고, 청주고, 오송고 교사들과 학생들이 나와 교가를 부르거나 '수능 대박 나세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험장에 들어서는 선배들을 응원했다.
운호고의 한 학생은 "선배를 응원하기 위해 오늘 새벽 3시 50분에 시험장에 나왔다"며 "선배들이 시험을 잘 치렀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수은주가 영하 1도까지 떨어진 인천에서는 캄캄한 새벽부터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남동구 석정여고 정문 앞은 고3 수험생을 응원하러 나온 학생들로 시끌벅적했다.
부개고·삼산고·영선고 등 인천 내 고등학교 1∼2학년생 50여명은 '누구보다 빛날 미래를 응원합니다'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선배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했다.
두꺼운 패딩으로 중무장한 이들은 시험 시간 당을 채워 줄 주전부리를 잔뜩 준비해 수험생 선배들을 반겼다.
부개고 1학년생 이지혜(16)양은 "선배들이 해온 노력이 빛을 발하길 바란다"며 "만약 실수하더라도 너무 좌절하지 말고 창창한 미래를 위해 꽃길만 걸으시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전 서구 충남여고에 마련된 6시험장 정문 앞에서는 새벽부터 나온 1∼2학년 학교 후배들이 교문에 들어서는 수험생들을 볼 때마다 '화이팅'과 '힘내세요'를 목청껏 외쳤다.
대전만년고등학교 앞에서도 아침 일찍부터 후배들의 열띤 응원이 이어졌다.
후배들은 '만점길만 걷자', '찰떡같이 붙어라' 등 손팻말을 들고서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유성여고 1학년 이유진양은 "너무 추워 발가락이 얼어 감각이 없다"며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새벽 6시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 "행운도 실수도 없이 공부한 대로만…" 가장 애 타는 건 학부모
오전 7시께 서울 한 고사장에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딸을 고사장으로 들여보낸 아버지 표모(44)씨는 딸이 시험장으로 제대로 들어가는지 보려고 한참이나 까치발로 서 있었다.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거리기도 했다.
표씨는 "아이가 그렇게 긴장 안 했는데 응원전을 보니 더 떨린다더라"라며 "평소 하던 대로만 잘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사장 앞에서 딸을 꼭 안아주고 돌아선 엄마 김모(53)씨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김씨는 "아이 둘을 키우면서 이번이 나에게는 3번째 수능인데, 긴장되는 것은 매한가지"라며 "간밤에 늦은 시간에야 잠이 들었다고 하던데 걱정이다.
밥 잘 먹고 실수만 안 했으면 좋겠다.
어머니들 마음은 다 같을 것"이라며 걱정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광주 한 시험장 앞까지 함께 온 학부모들은 자녀를 토닥이거나 손을 맞잡고 힘을 북돋아 주었다.
교문 앞까지 찾아온 한 여동생은 수험생 오빠를 불러내 따뜻한 캔커피를 건네며 마음을 전했다.
학부모 이현숙(57)씨는 "성적과 상관없이 오늘 하루를 소신껏,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며 "사계절이 있는 것처럼 인생도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으니 담담하고 여유 있는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의 한 시험장에 나온 학부모 박모(49·여)씨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아들을 시험장에 들여보낸 후에도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인천의 한 고사장에서는 몇몇 부모가 아이가 정문으로 들어간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둥근 도시락통을 건네주며 자녀를 포옹하거나 어깨를 두드려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딸 홍은교 양을 바래다주고 돌아서던 홍사혁(53)씨는 "딸이 지난 6년 동안 준비해온 게 오늘 하루에 결정 난다는 사실이 아쉽다"며 "그래도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그에 맞는 정당한 대가가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어 "아이가 의대를 지망하고 있는데 행운도 실수도 바라지 않고 그저 했던 것만큼만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늦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된 수험생 수송 작전
오전 8시 10분 입실 마감 시간을 앞두고 순찰차 등으로 수험생을 실어나르는 수험생 수송 작전도 전국 곳곳에서 펼쳐졌다.
부산에서는 오전 8시 지각이 우려된다는 한 수험생의 요청이 경찰에 접수돼 남구 국제금융센터에서 문현여고 고사장까지 경찰차로 태워주는 등 부산에서만 수능 관련 112 신고가 40∼50건가량 접수됐다.
경남에서는 고사장 입실 마감 시간 직전 수험생 이송을 요청하는 112 신고가 18개 시·군 전역에서 23건 접수됐다.
신고자들은 "수험생인데 고사장이 어딘지 모르겠다"거나 "늦을 것 같으니 태워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사장 입실 마감을 20여분 앞두고 수험생 한명이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7시 44분께 경남 김해시 어방동 한 빌라 엘리베이터에서 "수험생인데 엘리베이터에 갇혔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당시 엘리베이터는 1층까지는 도착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현장 출동과 동시에 수험생이 구조 이후 고사장에 제때 도착할 수 있도록 경찰에도 이런 사실을 알렸다.
소방당국은 엘리베이터 문을 강제 개방해 신고 11분 만인 오전 7시 55분께 수험생(남)을 무사히 구조, 대기 중이던 경찰 순찰차를 타고 인근 고사장에 제때 입실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수험생이 많이 당황했겠지만 그래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며 "고사장에 늦지 않게 도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경북 안동에서는 오전 8시 10분께 경안고에서 시험을 치르려 시험실로 가던 한 수험생이 발을 헛디뎌 넘어져 119구급대를 불렀다.
이 수험생은 다행히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인근 병원 격리실에 옮겨져 경찰관이 시험장 경비를 지원하는 가운데 시험을 치렀다.
부산 S여고 3학년 A양은 맹장염 때문에 고사장인 부산여고 대신 온종합병원에서 시험을 치렀다.
A 양은 13일 병원에서 맹장염 주의 판정을 받았으나 수능 시험 중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학교 측에 요구해 119 도움을 받아 병원에 별도로 마련된 병실에 도착했다.
◇ 외신도 주목한 수능 열기…중·일 외신들 응원전 취재
수능시험장의 활기찬 응원 장면은 외신을 통해 중국·일본에도 소개될 전망이다.
서울 반포고 고사장에는 중국 CCTV 취재진이 응원단과 수능 수험생들의 고사장 입장 장면을 취재했다.
CCTV 취재진은 "중국은 대입 고사를 여름철 사흘에 걸쳐 치른다"며 "중국과 다른 한국의 수능시험 모습을 정오 경제 채널 뉴스에서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복고에서는 일본 NHK와 TBS 등 방송사도 응원 열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전명훈 양지웅 김선경 윤우용 김선호 이덕기 기자)
/연합뉴스
순찰차·사이드카 타고 입실…전국 곳곳 어김없이 반복 수험생 수송작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전국은 올 가을 들어 가장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지만, 고사장마다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수험생과 학부모, 후배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최저 기온은 -2.5도까지 떨어졌다.
평년 같은 날보다 6.4도 낮아 올가을 들어 가장 추웠다.
인천·수원 -1.1도, 춘천 -1.9도, 강릉 1.9도, 대전 0.2도 등 중부지방 곳곳에서도 올가을 최저기온을 보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한 바람 때문에 체감 온도는 5∼10도 더 낮았다"고 말했다.
아침 일찍부터 고사장을 찾은 수험생들은 후드를 눌러 쓰고 두꺼운 담요를 손에 드는 등 한파에 단단히 대비했다.
고사장에 도착할 때만 해도 긴장감이 역력하던 수험생 얼굴은 후배들의 응원을 받은 뒤에는 환한 웃음으로 가득 찼다. ◇ "선배 파이팅!"…한파 녹인 후배들 응원
서울 용산구 용산고 앞은 오전 6시를 갓 넘긴 시각부터 경복고, 배문고, 중앙고 등에서 찾아온 응원단의 우렁찬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응원단은 선배들이 고사장으로 들어갈 때마다 "수능 대박!", "선배님 힘내세요!" 등 구호를 경쟁적으로 외쳤다.
학교마다 목소리 경쟁을 벌여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졌다. 경복고 2학년생 장모(17) 군은 "좋은 자리를 맡으려고 친구들 12명과 함께 새벽 4시에 이 자리에 나왔다"며 "나도 수능이 1년 남았다는 생각에 떨리지만, 내년에도 우리 후배들이 오늘처럼 응원해줄 거라고 믿는다"며 응원을 이어갔다.
추위 속에 응원하는 학생들의 입에서는 연신 하얀 입김이 나왔다.
오전 7시 기준 기온이 6도, 체감기온은 4.3도로 평년에 비해 쌀쌀한 날씨를 보인 부산에서도 후배들의 응원 열기만큼은 뜨거웠다.
수능 고사장으로 지정된 부산 연제구 거제동 이사벨고등학교 앞은 새벽부터 분주했다.
혜화여고, 학산여고, 부산진여고, 사직여고 등 4개 학교 수험생이 찾은 이 고사장에는 오전 4시 30분부터 좋은 응원 자리를 선점하려는 후배들의 기 싸움이 대단했다.
후배들은 '수능 대박' 등 피켓을 들고 함성을 지르며 초조한 표정으로 고사장을 찾는 수험생들에게 기운을 불어넣었다.
광주 시내 시험장 주변에는 수험생들을 향한 따뜻한 응원전이 이어졌다.
떠들썩한 응원 구호는 없었지만, 교사와 후배, 가족들은 수험생들의 손을 꼭 붙잡거나 손뼉을 치며 긴장한 수험생들을 격려했고 일부 수험생은 큰절하며 화답했다.
충북 청주 세광고에는 이른 새벽부터 운호고, 청주고, 오송고 교사들과 학생들이 나와 교가를 부르거나 '수능 대박 나세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험장에 들어서는 선배들을 응원했다.
운호고의 한 학생은 "선배를 응원하기 위해 오늘 새벽 3시 50분에 시험장에 나왔다"며 "선배들이 시험을 잘 치렀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수은주가 영하 1도까지 떨어진 인천에서는 캄캄한 새벽부터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남동구 석정여고 정문 앞은 고3 수험생을 응원하러 나온 학생들로 시끌벅적했다.
부개고·삼산고·영선고 등 인천 내 고등학교 1∼2학년생 50여명은 '누구보다 빛날 미래를 응원합니다'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선배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했다.
두꺼운 패딩으로 중무장한 이들은 시험 시간 당을 채워 줄 주전부리를 잔뜩 준비해 수험생 선배들을 반겼다.
부개고 1학년생 이지혜(16)양은 "선배들이 해온 노력이 빛을 발하길 바란다"며 "만약 실수하더라도 너무 좌절하지 말고 창창한 미래를 위해 꽃길만 걸으시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전 서구 충남여고에 마련된 6시험장 정문 앞에서는 새벽부터 나온 1∼2학년 학교 후배들이 교문에 들어서는 수험생들을 볼 때마다 '화이팅'과 '힘내세요'를 목청껏 외쳤다.
대전만년고등학교 앞에서도 아침 일찍부터 후배들의 열띤 응원이 이어졌다.
후배들은 '만점길만 걷자', '찰떡같이 붙어라' 등 손팻말을 들고서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유성여고 1학년 이유진양은 "너무 추워 발가락이 얼어 감각이 없다"며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새벽 6시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 "행운도 실수도 없이 공부한 대로만…" 가장 애 타는 건 학부모
오전 7시께 서울 한 고사장에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딸을 고사장으로 들여보낸 아버지 표모(44)씨는 딸이 시험장으로 제대로 들어가는지 보려고 한참이나 까치발로 서 있었다.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거리기도 했다.
표씨는 "아이가 그렇게 긴장 안 했는데 응원전을 보니 더 떨린다더라"라며 "평소 하던 대로만 잘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사장 앞에서 딸을 꼭 안아주고 돌아선 엄마 김모(53)씨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김씨는 "아이 둘을 키우면서 이번이 나에게는 3번째 수능인데, 긴장되는 것은 매한가지"라며 "간밤에 늦은 시간에야 잠이 들었다고 하던데 걱정이다.
밥 잘 먹고 실수만 안 했으면 좋겠다.
어머니들 마음은 다 같을 것"이라며 걱정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광주 한 시험장 앞까지 함께 온 학부모들은 자녀를 토닥이거나 손을 맞잡고 힘을 북돋아 주었다.
교문 앞까지 찾아온 한 여동생은 수험생 오빠를 불러내 따뜻한 캔커피를 건네며 마음을 전했다.
학부모 이현숙(57)씨는 "성적과 상관없이 오늘 하루를 소신껏,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며 "사계절이 있는 것처럼 인생도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으니 담담하고 여유 있는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의 한 시험장에 나온 학부모 박모(49·여)씨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아들을 시험장에 들여보낸 후에도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인천의 한 고사장에서는 몇몇 부모가 아이가 정문으로 들어간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둥근 도시락통을 건네주며 자녀를 포옹하거나 어깨를 두드려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딸 홍은교 양을 바래다주고 돌아서던 홍사혁(53)씨는 "딸이 지난 6년 동안 준비해온 게 오늘 하루에 결정 난다는 사실이 아쉽다"며 "그래도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그에 맞는 정당한 대가가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어 "아이가 의대를 지망하고 있는데 행운도 실수도 바라지 않고 그저 했던 것만큼만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늦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된 수험생 수송 작전
오전 8시 10분 입실 마감 시간을 앞두고 순찰차 등으로 수험생을 실어나르는 수험생 수송 작전도 전국 곳곳에서 펼쳐졌다.
부산에서는 오전 8시 지각이 우려된다는 한 수험생의 요청이 경찰에 접수돼 남구 국제금융센터에서 문현여고 고사장까지 경찰차로 태워주는 등 부산에서만 수능 관련 112 신고가 40∼50건가량 접수됐다.
경남에서는 고사장 입실 마감 시간 직전 수험생 이송을 요청하는 112 신고가 18개 시·군 전역에서 23건 접수됐다.
신고자들은 "수험생인데 고사장이 어딘지 모르겠다"거나 "늦을 것 같으니 태워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사장 입실 마감을 20여분 앞두고 수험생 한명이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7시 44분께 경남 김해시 어방동 한 빌라 엘리베이터에서 "수험생인데 엘리베이터에 갇혔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당시 엘리베이터는 1층까지는 도착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현장 출동과 동시에 수험생이 구조 이후 고사장에 제때 도착할 수 있도록 경찰에도 이런 사실을 알렸다.
소방당국은 엘리베이터 문을 강제 개방해 신고 11분 만인 오전 7시 55분께 수험생(남)을 무사히 구조, 대기 중이던 경찰 순찰차를 타고 인근 고사장에 제때 입실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수험생이 많이 당황했겠지만 그래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며 "고사장에 늦지 않게 도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경북 안동에서는 오전 8시 10분께 경안고에서 시험을 치르려 시험실로 가던 한 수험생이 발을 헛디뎌 넘어져 119구급대를 불렀다.
이 수험생은 다행히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인근 병원 격리실에 옮겨져 경찰관이 시험장 경비를 지원하는 가운데 시험을 치렀다.
부산 S여고 3학년 A양은 맹장염 때문에 고사장인 부산여고 대신 온종합병원에서 시험을 치렀다.
A 양은 13일 병원에서 맹장염 주의 판정을 받았으나 수능 시험 중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학교 측에 요구해 119 도움을 받아 병원에 별도로 마련된 병실에 도착했다.
◇ 외신도 주목한 수능 열기…중·일 외신들 응원전 취재
수능시험장의 활기찬 응원 장면은 외신을 통해 중국·일본에도 소개될 전망이다.
서울 반포고 고사장에는 중국 CCTV 취재진이 응원단과 수능 수험생들의 고사장 입장 장면을 취재했다.
CCTV 취재진은 "중국은 대입 고사를 여름철 사흘에 걸쳐 치른다"며 "중국과 다른 한국의 수능시험 모습을 정오 경제 채널 뉴스에서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복고에서는 일본 NHK와 TBS 등 방송사도 응원 열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전명훈 양지웅 김선경 윤우용 김선호 이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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