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핀의 美…IT 공룡 '금융 영토' 속속 확장

구글, 씨티銀과 예금계좌 서비스
아마존은 JP모간과 손잡아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미국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금융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넓은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자체 IT를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 구글은 내년 미국에서 은행계좌 서비스를 시작한다. 구글은 씨티은행 및 스탠퍼드 연방 신용조합과 손잡고 구글페이 앱을 통해 당좌예금 계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크레이그 어워 구글 대변인은 이날 “구글의 기존 결제서비스인 구글페이를 통해 ‘스마트 예금계좌’를 운영한다”며 “수표를 발행할 수 있는 예금계좌는 물론이고 유용한 정보, 가계부 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새 계좌 서비스에 구글 대신 연계 금융회사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계좌 개설·운용에 따른 수수료 부과 여부 등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은행계좌 서비스를 하려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와 국가신용조합청 등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구글은 금융업 인증을 받은 은행과 공동 투자 형태로 계좌 서비스를 열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별도 허가 취득이 필요하지 않거나 쉬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작년부터 JP모간과 은행계좌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애플은 지난 8월 골드만삭스·마스터카드와 손잡고 신용카드인 ‘애플카드’를 출시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12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와츠앱 등 자사 주요 서비스를 아우르는 결제 서비스 ‘페이스북 페이’를 내놨다. 페이스북은 내년을 목표로 가상화폐 ‘리브라’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지난달 금융서비스 담당 조직인 ‘우버머니’를 신설했다.

IT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면 쇼핑·광고·마케팅솔루션 등을 함께 제공하는 금융 포털서비스로 클 수 있다. CNBC는 “IT 공룡 기업들은 수억 명의 기존 이용자를 두고 있다”며 “향후 은행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금융권과 정치권 등에선 경계 목소리도 나온다. IT 공룡들이 금융업을 장악하면 개인정보 오남용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계좌 서비스를 운영하면 누가 돈을 얼마나 벌고, 어디서 쇼핑해 어떤 청구서를 지불하는지 등 각종 정보를 손쉽게 알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