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롯데 감독 "한동희, 온갖 부담감에 머리가 복잡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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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털 강조한 허 감독 "선수의 마음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해" "모르긴 몰라도 한동희는 머리가 복잡했을 겁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1차 지명 선수라는 압박감, 그리고 동기들의 잘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마도 머리가 터졌을 겁니다.
"
14일 롯데의 마무리훈련이 진행 중인 경남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은 프로 2년 차 내야수 한동희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넥센 코치 시절에 한동희가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정말 인상이 깊었다. 주위 코치들에게 쟤가 고등학생이 맞냐고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한동희는 타고난 타격 재능과 성실한 훈련 자세로 많은 기대를 불러모았다.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3루수로 출전할 정도로 '특급 신인' 한동희에 대한 롯데의 기대치는 대단했다. 하지만 한동희는 부여받은 기회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군에서는 5할 이상의 맹타를 휘두를 정도로 범상치 않은 타격 재능을 갖췄지만 1군 무대만 오르면 재능이 자취를 감췄다.
한동희는 지난해 87경기에서 타율 0.232에 그쳤다. 올해에는 59경기에서 0.203으로 뒷걸음질 쳤다.
허 감독은 "한동희가 신인 때 앞으로 치고 나갈 거라고 봤는데, 그렇지 못하더라"며 "당시에도 상대 팀 입장에서 봤을 때 왜 저럴까 하고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이 생각한 문제점은 심리적인 부분이다.
높은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 신인 시절의 실책이 남긴 트라우마, 코치진의 온갖 조언이 머릿속에 뒤엉켜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허 감독은 "연습은 누구나 시킬 수 있다"며 "코치가 시키면 '네'라고 말하겠지만 정작 선수의 마음속은 모르지 않느냐. 그런데 선수의 마음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 감독이 취임식 때부터 소통을 기반으로 한 '멘털 야구'를 강조한 것도 그래서다.
소통과 효율적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요소가 바로 코치진과 선수 간의 신뢰와 믿음이다.
신뢰 관계가 구축됐을 때만이 서로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허 감독은 믿는다.
허 감독은 "청백전에서 투수들이 공을 던지는 걸 봤는데, 불펜 투구 때 던졌던 것의 80%밖에 발휘하지 못하더라"며 "그런 상황에서 투구 메커니즘만 말해서는 소용이 없다.
마운드에서 어떤 부담을 안고 던지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부터 상동구장으로 출근해 마무리훈련에 참여 중인 허 감독은 훈련에 관여하지 않고 관찰만 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말보다 관찰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들이 어떻게 하는지 우선 지켜본다.
그게 존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다음 주부터 선수 한 명씩 20분간 차례로 면담을 진행하며 선수단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주입식 훈련에 익숙해서 시키는 대로 수동적으로 따르기만 한다"며 "하지만 자기만의 것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우러나서 했을 때의 시너지 효과는 엄청나다. 남의 눈치 안 보고 선수 개개인이 자기의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야구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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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롯데의 마무리훈련이 진행 중인 경남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은 프로 2년 차 내야수 한동희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넥센 코치 시절에 한동희가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정말 인상이 깊었다. 주위 코치들에게 쟤가 고등학생이 맞냐고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한동희는 타고난 타격 재능과 성실한 훈련 자세로 많은 기대를 불러모았다.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3루수로 출전할 정도로 '특급 신인' 한동희에 대한 롯데의 기대치는 대단했다. 하지만 한동희는 부여받은 기회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군에서는 5할 이상의 맹타를 휘두를 정도로 범상치 않은 타격 재능을 갖췄지만 1군 무대만 오르면 재능이 자취를 감췄다.
한동희는 지난해 87경기에서 타율 0.232에 그쳤다. 올해에는 59경기에서 0.203으로 뒷걸음질 쳤다.
허 감독은 "한동희가 신인 때 앞으로 치고 나갈 거라고 봤는데, 그렇지 못하더라"며 "당시에도 상대 팀 입장에서 봤을 때 왜 저럴까 하고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이 생각한 문제점은 심리적인 부분이다.
높은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 신인 시절의 실책이 남긴 트라우마, 코치진의 온갖 조언이 머릿속에 뒤엉켜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허 감독은 "연습은 누구나 시킬 수 있다"며 "코치가 시키면 '네'라고 말하겠지만 정작 선수의 마음속은 모르지 않느냐. 그런데 선수의 마음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 감독이 취임식 때부터 소통을 기반으로 한 '멘털 야구'를 강조한 것도 그래서다.
소통과 효율적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요소가 바로 코치진과 선수 간의 신뢰와 믿음이다.
신뢰 관계가 구축됐을 때만이 서로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허 감독은 믿는다.
허 감독은 "청백전에서 투수들이 공을 던지는 걸 봤는데, 불펜 투구 때 던졌던 것의 80%밖에 발휘하지 못하더라"며 "그런 상황에서 투구 메커니즘만 말해서는 소용이 없다.
마운드에서 어떤 부담을 안고 던지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부터 상동구장으로 출근해 마무리훈련에 참여 중인 허 감독은 훈련에 관여하지 않고 관찰만 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말보다 관찰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들이 어떻게 하는지 우선 지켜본다.
그게 존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다음 주부터 선수 한 명씩 20분간 차례로 면담을 진행하며 선수단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주입식 훈련에 익숙해서 시키는 대로 수동적으로 따르기만 한다"며 "하지만 자기만의 것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우러나서 했을 때의 시너지 효과는 엄청나다. 남의 눈치 안 보고 선수 개개인이 자기의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야구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