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게임, 판매는 막고 내용 베끼는데'…中게임은 국내 침투 가속(종합)

위메이드 "中서 '미르의 전설' 베낀 게임 7천개 이상"…판호 막혀 진출 의욕 저하
중국 업체는 '지스타 2019'에서 위세…슈퍼셀·넷마블에도 중국 자본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과 관련한 모바일 게임이 7천개 이상이고 사설 서버는 수만 대 있습니다. 10~20개 게임을 단속하는 것으론 효과가 없습니다.

"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15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된 지스타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사의 대표작인 다중접속임무수행게임(MMORPG) '미르의 전설' 시리즈를 베낀 중국 게임의 실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을 중국 시장에 내놓고 큰 인기를 끌었지만, 유사 게임이 쏟아져 나오면서 골머리를 앓아 왔다. 지금도 중국 샨다게임즈 등과 지식재산권을 놓고 수년째 법적 분쟁을 이어 오고 있다.

장 대표는 "3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우리 권리의 10~20%밖에 인정을 못 받았다"며 "여러 소송의 결과가 이번 연말에서 내년 초쯤에 나오면 권리의 상당 부분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지적재산(IP)으로 인한 수입도 지금의 몇 배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법 복제 규모가 너무 크다 보니 법적 조치로는 효과가 한정적이라고 보고 아예 앱스토어 형태의 '오픈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지적재산(IP) 침범 문제만이 아니다.

중국 내 한국 게임의 영업 허가, 이른바 판호(版號)는 2년 넘게 막혀 있다. 이러다 보니 국내 게임 업체는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의욕 자체가 떨어진 분위기다.

올해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 게임 전시회 '차이나조이 2019'에서 이용자 대상(B2C)으로 공식 참가한 국내 게임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라인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가 기업대상(B2B)관에 참가했을 뿐이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측이 이번 지스타 2019에 참가한 게임 업체 측에 내년에는 중국 판호 발급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전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정치·외교 등 외부 여건에 영향을 받는 사안이다 보니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에서 청소년 대상 심야 게임 규제인 '셧다운' 제도가 도입되는 것도 국내 업체엔 부담이다.

장 대표는 "지금이 어찌 보면 최악의 상황"이라며 "더 나빠질 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게임의 국내 침투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게임 순위에서 대부분을 중국 게임이 차지한 것은 이미 오래고, 이번 지스타 2019에서도 중국 게임의 위세는 한눈에 확인된다.

X.D글로벌·미호요·IGG 등 중국계 업체는 제1전시장 가운데 대형 부스를 차려놓고 다수의 신작을 발표하면서 연일 화려한 행사를 펼쳐 관람객의 발걸음을 끌고 있다.

이번 대회 메인 스폰서인 슈퍼셀은 중국 텐센트가 지분 84%를 보유한 회사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업체 빅3, '3N' 중 유일하게 참가한 넷마블에도 11.56% 지분을 갖고 있다.

한편, 지스타 2019 개막 첫날인 14일 총 관람객은 4만2천452명으로, 지난해보다 2.0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간 거래(B2B) 유료 바이어는 14.67% 늘어난 2천40명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