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2022년 대선 적극적 역할 시사…"독자후보 낼 것"

직접 출마 여부는 언급하지 않아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석방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시사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 주의 주도(州都)인 사우바도르 시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2022년 대선에서 좌파 노동자당(PT)이 독자적인 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출마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은 채 "노동자당은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정당이 아니며 누구도 노동자당을 대선 레이스에서 제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노동자당 후보였던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과 후이 코스타 바이아 주지사, 자케스 바기네르 상원의원 등을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았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1심과 2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4월 7일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수감 580일 만인 지난 8일 석방됐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이 수감돼 있는 동안 성원해준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나는 도망자가 되지 않기로 했다"면서 자신을 수감한 세르지우 모루 판사(현 법무부 장관)가 '악당'이라는 것을 증명하기로 했다고 말해 무죄 입증을 위해 싸우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룰라 전 대통령은 이번 주말부터 전국 주요 도시를 찾아가는 '정치 캐러밴'에 나설 예정이며 첫 방문지는 북동부 세아라 주 헤시피 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헤시피 시에서는 17일 유명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룰라 석방 축하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와 2022년 대선을 겨냥한 노동자당 전열 정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선거에서는 다른 좌파 정당들과 연대해 주요 도시에서 단일 시장 후보를 내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