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 조금만 떨어져도 인지기능에 영향"

나이를 먹으면서 귀가 잘 안 들리는 노인성 난청(age-related hearing loss)은 인지기능에 손상을 가져온다.

난청이 심한 노인이 치매 위험이 높은 이유다. 노인성 난청이 아닌 가벼운 청력 저하도 인지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의대 이비인후과 전문의 저스틴 골러브 교수 연구팀이 총 6천451명의 노인(평균연령 59세)을 대상으로 진행된 2건의 역학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1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자료에 포함된 청력 검사와 인지기능 테스트 결과를 집중적으로 비교 분석했다. 정상 청력은 현재 기준으로는 청력역치 평균 25db(데시벨) 이하이다.

'속삭이는 소리' 정도에 해당하는 이 기준을 넘어서면 가벼운 난청 단계에 들어간다.

이 기준에서 10㏈ 벗어날 때마다 인지기능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기준을 단 10㏈만 벗어나도 인지기능이 손상되기 시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이유는 청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사회활동이 줄어들고 뇌에 자극이 되는 대화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 여러 해 지속되면 인지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인성 난청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면 치매 위험이 9% 이상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최근 발표된 일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난청 예방을 위해 노인성 난청의 가이드라인을 수정, 청력역치 16~25㏈의 '경계성 난청'(borderline hearing loss)을 신설하도록 연구팀은 건의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JAMA Otolaryngology-Head & Neck Surgery) 온라인판(11월 14일 자)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