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이야기] '스마트'는 IT 지식이 바탕이 된 관찰·분석에서 나와

(74)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공장으로 꼽히는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은 소프트웨어 혹은 데이터 기업이다. 해당 기업이 표준산업분류상 제조업인지, 서비스업인지와 무관하다. 어떤 산업의 기업이더라도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경쟁력 없이는 본연의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없는 까닭이다. 소프트웨어나 데이터를 자기 분야에 활용하는 기업만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승자로 거듭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날 기업의 양극화는 대기업인지 중소기업인지보다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활용 여부에 달려 있다.

스마트의 개념‘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 ‘스마트(smart)’라는 단어는 가장 빈번히 사용하는 접두어가 됐다. 하지만 스마트의 개념은 문맥에 의해 이해될 뿐 정확히 정의내리기가 어렵다. 이는 개념 활용의 범위가 광범위한 탓에 생겨나는 현상이다. 대표적 전문경영인인 최두환 박사는 그의 책 「스마트팩토리로 경영하라」를 통해 스마트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경영에 대한 피터 드러커 교수의 표현을 인용한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문구다. 문제를 파악해야 해결할 수 있고, 파악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관찰이 필수라는 것이다.

‘스마트’라는 개념은 이런 경영의 본질을 설명하는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즉, 정보기술(IT) 지식이 바탕이 된 관찰과 분석을 통해 개선하는 과정이 ‘스마트’라는 표현에 내재된 의미다. 더 구체적으로 ‘스마트한 관찰’이란 문제나 상황을 관찰해 데이터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기술 측면에서는 ‘sensing’이라고 표현하고, IT 측면에서는 ‘사물인터넷’이 대응된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IT의 도움으로 기존에 없던 범위와 깊이의 통찰력을 얻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스마트한 분석’이라고 한다. IT 측면에서 이는 ‘빅데이터’와 연관된다. 한편, ‘스마트한 개선’이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은 통찰을 어떻게 적용하고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를 구현하는 현존하는 IT는 ‘인공지능(AI)’이다. 그리고 이 모든 스마트한 관찰과 분석, 제어가 이뤄지는 구심점을 ‘플랫폼’이라고 정의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전환의 개념과 중요성스마트가 다양한 기업 활동에 활용되는 이유는 IT 지식의 영향력이 그만큼 전방위적임을 의미한다. 스마트한 경영활동을 도시에 적용하면 ‘스마트 시티’가 되고, 공장에 적용하면 ‘스마트 팩토리’가 된다. 즉, IT 지식을 활용한 스마트한 관찰과 분석 그리고 개선이 적용돼 가치를 창출하는 분야가 곧 스마트 분야가 되는 것이다. 한편, 이처럼 기존 가치가 스마트화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현상을 ‘디지털 전환’이라고 한다.

디지털 전환이 중요한 이유는 도메인 지식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철강지식이, 건설업계는 건설지식이 도메인 지식이다. 각 분야에서의 도메인 지식은 IoT, 빅데이터, AI 등의 첨단 IT 지식과 결합할 때 그 가치가 극대화된다. 더 넓고 깊은 범위의 관찰이 가능해지고, 이전에 모르던 통찰력을 얻을 수 있으며, 적시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디지털 전환 필요문제는 현장에서의 디지털 전환 과정이 IT 지식의 화려함 탓에 IT 지식이 메인이고, 도메인 지식이 조연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위해 투입한 비용 대비 효과가 작은 이유다. 공장이 있어야 스마트 팩토리가 있을 수 있고, 도시가 있어야 스마트 시티가 가능하다. 한 분야에 사용된 IT 지식은 약간의 수정을 거쳐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도메인 지식은 그렇지 않다.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IT 지식에만 집중하기보다 IT 지식과 도메인 지식의 결합이 만들어낼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을 하는 이유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치’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개념이 아니다. 매우 현실적인 개념이다. 비용이 얼마 절약되고,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지는지 즉, 재무적으로 표현 가능한 의미다. 디지털 전환이 공감받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영역일지라도 구체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서부터 점진적인 개선을 통해 시도돼야 한다. 스마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 전환의 성공 여부에 따라 기업과 국가의 디지털 격차는 더욱 극명해질 것이다. 앞으로의 세상은 무엇을 만드느냐보다 무엇을 알고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어느 분야에 있는지와 무관하게 디지털 전환을 통한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이 필수적인 이유다.

☞ 포인트

스마트화는 관찰·분석 통한 개선으로 정의
디지털로의 전환을 통해 스마트화 가능
디지털화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