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청장, 총선 출마 선언 "현 정부에 보은하려는 의지 강해"

황운하, 총선 출마 공식화…내달 9일 북 콘서트 예정
대표적 수사권 독립주의자…정권 바뀐 후 치안감 승진
"정권 바뀌면서 치안감 승진…자신의 역할 잘 알 것"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가운데)이 지난 9월 대전경찰청에서 열린 수사경찰 비전선포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총선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 “황 청장이 현 정부에 보은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황 청장은 최근 내년 21대 총선에서 대전 중구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9일에는 북 콘서트 형식의 출판기념회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대표적 수사권 독립주의자로 불리는 황 청장은 이번 책에 검찰 개혁과 관련된 인터뷰를 담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대학 1기 출신인 황 청장은 경찰이라는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도 수사권 조정 문제를 두고 검찰과 대립하는 듯한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왔다.

검찰만큼은 아니지만 수사기관이라는 특성상 목소리를 내기 힘든 경찰에서 '돈키호테' 같은 이미지를 쌓아왔다.다소 강한 개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황 청장의 캐릭터는 지난 정부에서 악재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박근혜 정부 시절 황 청장은 치안감 승진에서 배재됐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기존의 임기를 마치지 못했고 그해 가을 황 청장은 치안감으로 승진됐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이어진 검경수사권 조정 논란에서 황 청장은 적극적으로 대언론 행보를 했다. 이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정치권 진출을 위한 활동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여권에서는 황 청장을 수사기관 개혁의 기수, 검경수사권 조정의 선구자로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황 청장과 함께 근무를 했던 경찰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황 청장은 경무관에서 옷을 벗는 수순이었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탄핵으로 인해 빠르게 무너지면서 황 청장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등장과 함께 황 청장은 치안감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면서 "현 정부에게 보은을 갚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어차피 정권이 바뀌면 옷을 벗게 될 사람"이라며 "향후 진로를 결정짓기 지금이 가장 자연스러운 타이밍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나름대로 수사권 조정의 일인자로도 불리는 만큼 경찰 내부에서 명분은 충분하다고 이야기가 돈다"면서 "본인이 이 정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명확한 만큼 자신의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황 청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한 수사를 지휘하던 중 자유한국당과 사건 관계인 등에게 고소·고발당했던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수사 종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황 청장은 내년 총선 출마 전 명예퇴직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공직자가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황 청장의 경우 21대 총선을 위해 내년 1월 16일 이전에는 경찰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 훈령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규정'에서는 '감사원 및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비위와 관련해 조사 또는 수사 중인 경우, 의원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이에 수사 대상에 오른 황 청장은 명예퇴직이 제한되고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