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허위 난민 신청' 해준 변호사 집행유예

국내 체류를 원하는 외국인들의 허위 난민 신청을 돕고 금품을 받은 변호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홍준서 판사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46)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10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허위 난민 신청 알선 전문 브로커 B씨로부터 국내 체류를 원하는 중국인들을 소개받아 이들의 허위 난민 신청과 체류자격 변경 등 제반 절차를 대행해 준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들이 본국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고 있다는 등의 거짓 사유를 꾸며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A씨가 허위 난민 신청을 대행해주거나 체류자격 변경을 신청해준 외국인들은 184명에 이른다. A씨는 이들에게서 그 대가로 1인당 200만~300만원을 챙겼다.

허위 난민 신청자들은 난민인정을 신청하면 즉시 인도적 체류 허가 비자(G-1)를 받아 국내에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고, 만약 최종적으로 난민 지위가 인정되지 않아도 불복절차 등을 통해 최소한 2~3년 간 국내에 머물며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법무법인 역시 허위 난민신청자들의 통역을 위해 체류자격 없는 중국인 C씨를 고용한 혐의로 함께 기소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반성하는 점 등을 반영해 형을 정했다"며 "다만 법무법인에 대해서는 C씨의 고용 기간이 짧은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