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말 쇼핑시즌 개봉박두…증시 연말랠리 가능할까

작년보다 소비 증가 기대…국내 수혜주로 가전 업종 주목
다가오는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이 국내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연말에는 미국 내 소비가 다소 위축되고 증시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으나, 올해는 연말 매출 확대와 증시 부양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에서는 이달 추수감사절(28일) 직후 블랙 프라이데이(29일)와 사이버 먼데이(12월 2일)까지 대대적인 할인 행사가 열린다.

이어 크리스마스(12월 25일)와 박싱 데이(12월 26일)까지 연말 쇼핑 성수기가 이어진다. 통상 미국은 11∼12월 두 달간 소비액이 연간 소비액의 20% 규모에 이른다.

전미소매협회(NRF)는 미국의 올해 11∼12월 쇼핑시즌 소매판매액이 7천279억∼7천307억 달러(약 849조∼852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4.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연말 쇼핑시즌 미국 소매판매액은 7천12억 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작년 12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도 전월보다 0.5%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과 맞물린 경기 침체 우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미국 정치권 대립 등이 겹친 가운데 연말 소비가 부진한 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보다 여건이 좋아 연말 소비 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주가 상승과 모기지 리파이낸싱 등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이 두툼하고 눈에 띄는 불안 요인이 없기 때문에 미국 연말 소비 시즌에 기대보다 높은 소비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물론 불확실성이 여전해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 경기를 뒷받침하는 고용이 대외 불안과 정책 기저효과로 둔화하고 있어 고용과 임금 약화에 따른 소비 경기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와 달리 연말 쇼핑시즌에 증시가 힘을 얻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작년 12월 한 달간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각각 8.7%, 9.2% 내리고 나스닥지수도 9.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7%, 2.9%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는 최근 미국 증시의 주가가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국내 증시도 미중 무역협상 기대에 강세를 보여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본격적인 쇼핑시즌 돌입에 앞서 미국 유통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연말 랠리 가능성을 가늠할 지표가 될 수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 쇼핑시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미국 소매유통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그 결과에 따른 주가지수 변화를 배제할 수 없다"며 "연말 랠리의 필수 조건인 연말 쇼핑시즌 매출 증가 전망을 예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연말 소매 판매 실적이 좋으면 국내 기업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쇼핑시즌 국내 수혜주로는 블랙 프라이데이 인기 쇼핑 품목인 가전제품과 의류 관련 업종, 배송과 전자 결제 관련주 등이 꼽힌다.

특히 올해는 전자·가전 업종에 대한 전망이 밝다.

김소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12월 미국 전자·가전제품 판매는 전년보다 2% 감소했다"며 "보통 그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다음 해에 이연 수요 유입으로 증가 반전하거나 감소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향 전자·가전제품 판매 비중이 큰 국내 업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상영 연구원은 "애플 주요 공급업체인 대만 팍스콘이 견조한 실적을 발표하고 연말 쇼핑시즌에 대한 애플의 긍정적인 매출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