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3선 김세연 총선 불출마…"당 해체, 총사퇴해야"

"한국당 자체가 역사의 민폐…황교안·나경원 포함 모두 물러나자"
개혁성향 짙은 PK 출신 2세 정치인…'유승민 선대본부장' 맡기도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47) 의원이 17일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물론 의원 전체가 총사퇴하고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중진으로 분류되는 3선 의원 중 불출마 선언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는 불출마 선언문에서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며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받는다"며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황교안 대표님, 나경원 원내대표님, 열악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면서 당을 이끌고 계신 점, 정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두 분이 앞장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 한다.미련 두지 말자.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의원들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이 아무리 폭주를 거듭해도 한국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단 한 번도 민주당을 넘어서 본 적이 없다.

조국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오히려 그 격차가 빠르게 더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에 대해 "이것이 현실이다.

한마디로 버림받은 거다.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다.

감수성이 없다.

공감 능력이 없다.

그러니 소통능력도 없다"고 비판했다.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중진 용퇴', '험지 출마'를 요구한 것을 두고도 "서로 손가락질은 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며 "발언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자기는 예외이고, 남 보고만 용퇴하라, 험지에 나가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부산 금정에서 18·19·20대에 당선됐다.

그의 부친 고(故) 김진재 전 의원은 이 지역에서 5선 의원을 지냈다.

장인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다.

그는 한나라당 시절 개혁 성향 초선 모임 '민본21'을 이끄는 등 중도개혁 색채가 짙다.

새누리당 시절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탈당,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에서 유승민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가 지난해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 원장과 부산시당위원장이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확실하게 말할 순 없지만, 비슷한 인식을 갖고 비슷한 정도의 우려를 나눠온 분들이 일부 계시다"며 불출마 선언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의원이 이끄는 여의도연구원은 당의 중·장기 비전을 연구하고 공약 마련, 공천 여론조사 등 총선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그는 "(여연은) 앞으로 새로 만들어질 정당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연구하고 있다"며 "(불출마와) 별개로 여연은 그 기능을 수행해야 해서 여연원장 역할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 의원이 영남권 중진 의원이라는 점에서 이날 불출마 선언이 당내에서 제기됐던 '영남 중진 용퇴론'에 다시 불을 댕길지 주목된다.자신의 거취 결정에 지역이나 선수(選數)가 고려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지역·선수 문제는 오히려 또 다른 내부 갈등이나 왜곡된 논의로 갈 수 있다"며 "그 논의는 이번 결정에 영향을 전혀 못 미쳤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