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협상 합의 임박, 고용 호조, 소비 증가…"美 황소 랠리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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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28,000선 돌파한 다우미·중 무역합의 기대에 다우지수가 지난 15일 사상 최초로 28,000선을 돌파했다. 소비·고용이 견조하고 기준금리 인하까지 세 차례 이어진 상황에서 무역갈등 우려가 잦아들면 ‘미 경기가 부활할 것’이란 기대가 투자심리를 달궜다.
美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
넉 달 만에 1000P 오른 다우지수
일등공신은 올 70% 급등한 애플
미국 증시의 이번 강세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간(128개월) 이어지고 있다. 기존 1949~1956년 강세장의 454% 상승률(S&P500 기준)을 넘어선 최고 상승률(473%) 기록까지 세웠다.미 증시 ‘신기록 행진’
지난주 초중반 뉴욕증시는 조용했다. 미·중 양국이 관세 철회 여부를 놓고 이견을 노출하면서 S&P500지수는 9거래일 연속 0.5% 내에서 오락가락했다. 그러나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14일 밤 “무역합의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커들로 위원장은 “아직 합의된 것이 없다”면서도 “매우 좋은 진전이 있고 건설적”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핵심 당국자들의 낙관적 발언에 다우지수는 15일 뉴욕증시에서 222.93포인트(0.80%) 오른 28,004.8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77%, 나스닥지수도 0.73% 오르는 등 3대 주가지수가 장중, 마감 기준으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지난 7월 11일 27,000을 넘은 데 이어 넉 달여 만에 다시 28,000선을 돌파했다. 일등 공신은 대장주 애플이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상승한 1000포인트 중 434포인트가 애플의 공헌이다. 애플은 7월 11일 이후 32% 급등했고 올 들어선 70% 올랐다. 아이폰 매출이 예상보다 견조한 상황에서 관련 서비스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서다. 미·중 무역전쟁이 완화된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아이폰의 중국 매출 비중이 높아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꼽혔다.다만 다우지수는 올 들어 지난주까지 20.0% 올라 S&P500지수(24.4%)에 비해서는 상승률이 낮았다. 737맥스 사태를 겪고 있는 보잉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탄탄한 지표에 침체 우려 감소
올 들어 뉴욕 금융시장에선 장·단기 국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컸다. 하지만 이달 들어 그런 걱정은 사그라들었다. 이달 1일 발표된 10월 신규고용 인원이 12만8000명으로 예상(7만5000명 증가)을 압도한 데다 8~9월 수치도 원래 발표보다 9만5000명 증가한 덕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10년물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수익률 곡선 역전이 해소돼 침체 우려가 완화됐다”고 보도했다.미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도 여전히 탄탄하다. 지난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21분기 연속 매출 증가를 기록해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도 높아졌다. 15일 발표된 10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증가해 예상(0.2% 상승)보다 양호했다. 전달 -0.1%로 떨어져 우려를 자아냈던 지표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의 10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8% 줄어 9월부터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시장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산업생산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제조업 부진 탓인데,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안 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14일 의회 증언에서 “현시점에서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이유가 없으며 경고 신호도 없다”고 밝혔다.
3분기 S&P500 기업의 70% 이상이 시장 예상을 넘는 실적을 내놓은 것도 증시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밥 브로니 노던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WSJ에서 “지난 한 달간 랠리의 대부분은 침체 우려가 줄어든 덕분”이라며 “연말까지 이런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