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셨던 이정후·이영하…우승 놓쳤지만 보석 발굴했다

강백호·조상우도 '국제용 선수' 눈도장
프리미어12 2연패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하지만 앞으로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미래를 책임질 반짝이는 원석을 잔뜩 발굴했다.

'김경문호' 야구 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졌다.

2015년 초대 프리미어12 챔피언에 오른 한국은 타이틀 유지에 실패하고 준우승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아쉬움은 남지만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 확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

또 도쿄올림픽에서 활약할 선수들을 대거 찾아냈다.

한국은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이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끌어 올렸다.먼저 외야수 이정후(21·키움 히어로즈)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정후는 대표팀의 주전 중견수로 나서면서 8경기 타율 0.385 4타점 5득점을 기록했다.

10개의 안타 중 5개가 2루타였다.이정후는 일본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스타성도 입증했다.

대표팀의 막내 강백호(20·kt wiz)도 눈길을 끌었다.

주로 교체 선수로 대기해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처음 선발 출장한 16일 일본전에서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당찬 활약을 펼치며 기대를 모았다.

강백호의 이번 경기 타율은 0.333에 이른다.
이정후와 강백호는 각각 2017·2018시즌 KBO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국제대회에서도 통하는 선수로 잘 성장하고 있다.

이정후와 강백호는 모두 프리미어12 기간에 "긴장되지 않는다", "아무 생각 안 하려고 한다"며 강심장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도쿄올림픽에서도 겁 없는 활약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투수 중에서는 이영하(22·두산 베어스)와 조상우(25·키움 히어로즈)가 새로운 대표팀 불펜의 핵으로 떠올랐다.

이영하와 조상우는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좋은 흐름을 프리미어12에서도 그대로 이어갔다.

이영하는 17일 결승전에서 3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에이스 양현종(31·KIA 타이거즈)을 이어 등판해 2⅔이닝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지켰다.

대회 전체 성적을 봐도 이영하는 5경기에서 8⅓이닝 동안 1점만 내주는 짠물 투구를 펼쳤다.
이영하는 두산에서 선발투수로 뛰다가 대표팀에서는 불펜으로 뛰었다.

보직을 넘나드는 활약을 하지만, 장차 한국의 우완 에이스로 성장할 기대도 함께 받고 있다.

조상우는 결승전 2이닝 1실점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5⅔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다.

조상우는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에서 8경기 무실점 완벽 투구를 펼쳤다.

프리미어12에서도 다양한 국가 타자들을 봉쇄하는 데 성공했다.

한일전에 깜짝 선발투수로 등판한 이승호(21·키움 히어로즈)도 있다.

비록 2이닝 무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이승호에게 이 경험은 성장 촉진제가 될 전망이다.

이승호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긴장도 덜 했다.

내가 부족했다"며 "준비를 더 잘하고 하면 충분히 더 잘 던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고 의욕을 다졌다.올해 KBO리그에서 구원왕(36세이브)에 오른 하재훈(29·SK 와이번스)도 이번 대회에서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좋은 구위를 선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