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 생활하수·폐기물로 전기 생산…자원 재생 '기업시민의 길' 찾다

서울 탄천물재생센터
해마다 2만 가구 난방 열 생산
소나무 31만6000그루 심은 효과

부산 생곡 연료화발전설비
5년간 5만7000가구분 전력 생산
서울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하수열사업장에서 포스코에너지 직원들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제공
“2만 가구가 난방용 에너지로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열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찾은 서울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내 하수열사업장. 지하로 내려가자 거대한 히트펌프가 눈에 들어왔다. 포스코에너지는 탄천물재생센터가 생활하수를 모아 처리한 후 한강으로 방류하는 물에서 열에너지를 회수해 난방열로 재생산한다. 약 11도(동절기 기준)의 방류수로부터 4도의 열을 회수해 히트펌프로 15도까지 증열 시킨 뒤 이를 가정에서 쓰고 배출되는 난방수(55도)에 더해 온도를 70도까지 끌어올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공급한다.이곳에서 연간 생산하는 열에너지는 20만 기가칼로리(Gcal)로 2만 가구가 난방용 에너지로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버려지던 하수의 잔열을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원유 2만TOE(석유환산톤·원유1t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열량)를 수입하는 비용(약 15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같은 양의 원유를 사용할 경우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4만4000t을 저감할 수 있어 소나무 31만6000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도 거두고 있다. 최부영 탄천하수열사업장 소장은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2000년대부터 하수열 이용 지역난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버려지던 하수열을 이용해 난방열을 공급함으로써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 시민’이라는 경영 이념을 선포했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경제적 수익뿐 아니라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 시민’으로 발전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에너지도 그룹 경영이념에 발맞춰 버려지던 폐자원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사업을 펼치면서 기업 시민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4년 12월 민간사업자로는 최초로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활용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하수열이용 지역난방 공급 사업을 시작했다. 미활용 에너지는 하수가 가진 열부터 공장 및 쓰레기 소각장의 폐열까지 도시 가까이에서 방치되거나 버려지고 있는 에너지를 말한다.포스코에너지는 또 2013년 10월 부산 생곡지구에 24.8㎿ 규모의 생활폐기물 연료화발전설비를 구축했다. 이곳엔 부산 8개 구와 경남 김해시, 의령군에서 발생한 하루 약 900t의 생활폐기물이 들어온다. 포스코에너지는 생활쓰레기 중 가연성 폐기물을 선별해 이를 원료로 재활용함으로써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질소산화물과 염화수소 등 오염물질도 배출 허용 법적 기준보다 엄격하게 관리한다. 준공 이후 현재까지 약 152만t의 생활쓰레기를 처리하면서 5만7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52GW 규모의 전력을 생산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에너지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포스코그룹의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폐자원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전기와 열을 공급함으로써 기업시민 정신을 실천한다는 방침이다.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50년간 ‘더 깨끗한 에너지를 제공함으로써 더 밝은 세상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그룹의 경영이념을 사업의 판단 기준으로 삼아 경영 비전인 ‘위드 포스코(With POSCO)’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