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 트윗에 '새 정상회담' 언급…"적대정책 철회해야"

트럼프 '곧 보자' 하루도 안돼 김계관 담화…"美대통령에 자랑거리만 주진 않을 것"
"새 정상회담 시사 의미로 해석하지만 무익한 회담엔 흥미없어"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18일 북측에 합의를 촉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발언을 3차 정상회담 시사로 받아들이면서 제재 해제 같은 적대정책을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김 고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곧 보자(See you soon)'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새로운 조미(북미)수뇌회담을 시사하는 의미로 해석하였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적대시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당국이 북한의 반발을 고려해 한미연합공중훈련 연기를 결정하고 발표한 17일(현지시간) 직접 올린 트윗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당신은 빨리 행동해야 하며 합의를 이뤄야 한다"며 "곧 보자!"라고 적어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낳았다.

북미 핵 협상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김계관 고문 명의의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나온 '답변'으로 이례적으로 신속한 대응이다.한미 군당국의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김 위원장과의 만남 의지를 재확인하며 연내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된 가운데 북한 나름의 '대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불만을 드러냈지만, 전반적인 논조가 '대화의 끈'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박한 협상의 성사 가능성을 전제로 의제 선점을 위한 일종의 밀당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3차 북미정상회담이 재개되려면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한미군사연습의 완전 중단과 제재 철회 조치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상의 전제조건을 내세운 것으로도 풀이된다.앞서 북측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지난 14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한미연합공중훈련 조정을 시사하자 긍정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촉구했다.

김계관 고문은 이어 "지난해 6월부터 조미 사이에 세 차례의 수뇌 상봉과 회담들이 진행되었지만, 조미관계에서 별로 나아진 것은 없으며 지금도 미국은 조선반도 문제에서 그 무슨 진전이 있는듯한 냄새만 피우며 저들에게 유리한 시간 벌이만을 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에게 무익한 그러한 회담에 더 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채 더이상 미국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것이며 이미 트럼프대통령이 자기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해당한 값도 다시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북미 대화를 내년 대선 승리와 연결짓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압박으로, 나아가 집권 기간 치적으로 내세우는 북한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가 중단돼 재선가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