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HSG중공업 컨소시엄에 팔린다

통매각 불발…3000억에 1·2야드
'구조조정 PEF' 큐리어스 참여
이르면 21일 양해각서 체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성동조선해양이 매각 4수 끝에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창원지방법원과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18일 성동조선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HSG중공업은 창원 지역 중소 조선사로, 특수운반하역·조선해양플랜트 설비 업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해양플랜트 설비 등을 납품한 경험은 있지만 새 선박을 건조한 경험은 없는 기자재 업체다.

큐리어스파트너스는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2017년 이랜드리테일에 4000억원을 투자해 이후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한 뒤 올 6월 투자금을 회수해 약 23%의 내부 수익률을 기록한 실적이 있다.

HSG중공업 컨소시엄은 성동조선의 1~3야드 중 1·2야드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히고, 매각 가격의 10%(300억원)에 대한 자금 증빙을 완료해 우선협상권을 따냈다. 이르면 21일께 양해각서(MOU)를 맺을 때까지 거래 금액의 5%인 15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납부할 예정이다.매도자 측인 창원지법 등은 HSG중공업 컨소시엄과 이달 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연말까지 잔금을 받을 계획이다. 이후 관계인집회를 열어 회생채권자 동의 요건이 충족되면 법원의 최종 인가를 거쳐 매각이 마무리된다. 다만 HSG중공업 컨소시엄과의 매각이 제대로 완료되지 않을 경우 운영자금이 바닥난 성동조선은 회생절차가 폐지되고 파산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매도자 측은 네 차례에 걸친 성동조선 매각 과정에서 ‘성동조선을 통째로 인수할 곳’을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을 뚜렷이 했다. 성동조선이 보유한 일부 부동산만 사겠다는 곳도 있었지만, 부동산만 조각조각 떼어내 팔 경우 성동조선의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매도자 측은 예비입찰에서 1·2야드뿐만 아니라 3야드 잔여 부지까지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SDDP컨소시엄도 인수 후보로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SDDP 컨소시엄은 재무적투자자(FI) 두 곳을 영입해 3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했다. 하지만 자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해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2003년 조선기자재 업체 성동기공으로 설립된 성동조선은 2004년 현재 이름으로 바꾸고 조선업에 뛰어들었다. 한때는 수주 잔량 기준 세계 8위에 오르기도 했다. 외환 관련 파생상품 등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데다 조선 경기가 얼어붙는 바람에 2010년 수출입은행과 자율협약을 맺고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다. 지난해 창원지법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