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착촌 인정하자 이스라엘 강경파 "아예 영토로 합병"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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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옛날부터 우리땅" 대환영…팔·EU "국제법 위반" 반발
총선앞둔 네타냐후 화색…트럼프, 유대계·복음주의 표밭에 러브콜 미국이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웨스트뱅크)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해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히자, 이스라엘 내에선 이번 기회에 아예 영토로 병합해야 한다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2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에 따라 이스라엘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국가 건설에 대한 열망 자체를 꺾는 것으로 받아들여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19일 가디언, 뉴욕타임스(NYT),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과 정착촌 단체는 미국의 정책 전환은 이스라엘이 정착촌을 영구적으로 통치하는 시기가 무르익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는 요르단강 서안 등을 더는 점령지구가 아니라 정식 이스라엘 영토로 편입하는 조치로, 팔레스타인이 향후 협상을 통해 국가가 되더라도 사실상 다스릴 영토가 없어지는 것을 뜻한다. 극우파로 이스라엘의 전직 법무장관인 아옐렛 샤케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번에 사실상 정착촌을 국제법적으로 인정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자기 트위터를 통해 감사를 표했다.
샤케드는 "유대인은 옛날 영토에서 살 법적이고 도덕적인 권리를 갖고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영토 주권을 이 지역에 적용할 때"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착촌 옹호단체인 예샤 카운슬도 이스라엘 정부가 즉각 정착촌에 대한 주권을 선포하라고 촉구했다. 우파 성향인 베냐민 네타냐후 현 이스라엘 총리의 지지세력인 정착민들은 미국의 정책 변화가 이스라엘의 정착촌 영토 병합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도 이를 축하하면서 "유대인들의 이스라엘 땅에 대한 권리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행보에 어지간히 익숙해진 팔레스타인 측도 이번 조치에 대해 분노했다. 팔레스타인 고위 관리인 하난 아쉬라위는 미국은 국제법을 다시 쓸 권리가 없다면서 "이스라엘 정착촌은 국제법에 대한 중대 위반이자 전쟁 범죄로서, 트럼프 행정부가 변경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의 대표 협상가인 사에브 에레카트도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법을 '힘이면 다 된다'는 정글의 법칙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이 유엔 등 국제사회와 함께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해 불법이라고 지난 40여년 동안 견지해온 입장을 뒤집은 것은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 노력을 끝장낼 수 있다고 NYT는 우려했다.
그러잖아도 이스라엘 정착촌의 존재 자체가 '2국가 해법'에 따른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는데 이번에 정착촌을 사실상 합법화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영토 병합의 주요한 걸림돌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결정에 대해 "역사적 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유대인은 유대와 사마리아(요르단강 서안) 땅에 외국인 식민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중도파인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는 미국의 조치를 조심스럽게 환영하면서도 "안보에 대한 요구와 평화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요르단강 서안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의 입장 변화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약진한 간츠 대표가 20일 자정까지 연정 구성을 하지 못할 경우 이스라엘은 새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정착민들을 중심으로 우파들이 네타냐후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총선을 며칠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는 유대인 정착촌을 병합할 의도가 있다면서 관련 시간표는 희미하게 제시한 바 있다.
내년에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조치로 현재 이스라엘의 중도우파 정부를 지지하는 미국 내 복음주의 기독교계와 유대인 유권자들에게서 표심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는 등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외견상이나마 중립적이던 과거 행정부들과 달리 거침없는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입장 변화와 거리를 뒀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고위대표는 18일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EU의 입장 변화는 없다"면서 "모든 (이스라엘) 정착 활동은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스라엘 군이 1967년 전쟁에서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한 이후 유대인 수십 만명이 정착촌에 살면서 팔레스타인 250만명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앞둔 네타냐후 화색…트럼프, 유대계·복음주의 표밭에 러브콜 미국이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웨스트뱅크)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해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히자, 이스라엘 내에선 이번 기회에 아예 영토로 병합해야 한다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2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에 따라 이스라엘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국가 건설에 대한 열망 자체를 꺾는 것으로 받아들여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19일 가디언, 뉴욕타임스(NYT),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과 정착촌 단체는 미국의 정책 전환은 이스라엘이 정착촌을 영구적으로 통치하는 시기가 무르익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는 요르단강 서안 등을 더는 점령지구가 아니라 정식 이스라엘 영토로 편입하는 조치로, 팔레스타인이 향후 협상을 통해 국가가 되더라도 사실상 다스릴 영토가 없어지는 것을 뜻한다. 극우파로 이스라엘의 전직 법무장관인 아옐렛 샤케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번에 사실상 정착촌을 국제법적으로 인정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자기 트위터를 통해 감사를 표했다.
샤케드는 "유대인은 옛날 영토에서 살 법적이고 도덕적인 권리를 갖고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영토 주권을 이 지역에 적용할 때"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착촌 옹호단체인 예샤 카운슬도 이스라엘 정부가 즉각 정착촌에 대한 주권을 선포하라고 촉구했다. 우파 성향인 베냐민 네타냐후 현 이스라엘 총리의 지지세력인 정착민들은 미국의 정책 변화가 이스라엘의 정착촌 영토 병합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도 이를 축하하면서 "유대인들의 이스라엘 땅에 대한 권리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행보에 어지간히 익숙해진 팔레스타인 측도 이번 조치에 대해 분노했다. 팔레스타인 고위 관리인 하난 아쉬라위는 미국은 국제법을 다시 쓸 권리가 없다면서 "이스라엘 정착촌은 국제법에 대한 중대 위반이자 전쟁 범죄로서, 트럼프 행정부가 변경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의 대표 협상가인 사에브 에레카트도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법을 '힘이면 다 된다'는 정글의 법칙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이 유엔 등 국제사회와 함께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해 불법이라고 지난 40여년 동안 견지해온 입장을 뒤집은 것은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 노력을 끝장낼 수 있다고 NYT는 우려했다.
그러잖아도 이스라엘 정착촌의 존재 자체가 '2국가 해법'에 따른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는데 이번에 정착촌을 사실상 합법화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영토 병합의 주요한 걸림돌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결정에 대해 "역사적 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유대인은 유대와 사마리아(요르단강 서안) 땅에 외국인 식민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중도파인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는 미국의 조치를 조심스럽게 환영하면서도 "안보에 대한 요구와 평화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요르단강 서안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의 입장 변화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약진한 간츠 대표가 20일 자정까지 연정 구성을 하지 못할 경우 이스라엘은 새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정착민들을 중심으로 우파들이 네타냐후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총선을 며칠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는 유대인 정착촌을 병합할 의도가 있다면서 관련 시간표는 희미하게 제시한 바 있다.
내년에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조치로 현재 이스라엘의 중도우파 정부를 지지하는 미국 내 복음주의 기독교계와 유대인 유권자들에게서 표심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는 등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외견상이나마 중립적이던 과거 행정부들과 달리 거침없는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입장 변화와 거리를 뒀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고위대표는 18일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EU의 입장 변화는 없다"면서 "모든 (이스라엘) 정착 활동은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스라엘 군이 1967년 전쟁에서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한 이후 유대인 수십 만명이 정착촌에 살면서 팔레스타인 250만명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