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없고 벽면에 곰팡이…카라반 캠핑장 시설·위생관리 미흡

소비자원 "사실상 숙박업소로 운영되므로 관리·감독 강화해야"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국내 카라반 캠핑장의 경우 소방·전기시설이 기준에 부적합하고 위생관리도 미흡한 곳이 많은 곳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경기도와 강원도의 카라반 캠핑장 20개소를 대상으로 안전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관광진흥법에서 정한 야영장 안전·위생 기준에 부적합한 곳이 다수였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캠핑장 20개소 중 5곳의 내부에는 소화기가 비치돼 있지 않았고, 8곳에서는 비상 손전등이 없었다.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없는 곳은 16곳이나 됐다. 20개소 중 11곳은 야외 야영지 소화기 비치 기준에 부적합했고 긴급 상황에 대비한 방송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곳도 9곳이었다.

8곳은 문어발식 콘센트로 전기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고 5개소는 에어컨 필터 청소가 제대로 돼 있지 않거나, 벽면에 곰팡이가 생긴 상태를 방치하는 등 위생관리가 미흡했다.

소비자원은 카라반은 건축법과 관광진흥법에 따라 편익시설로 분류돼 숙박업 신고 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사실상 펜션과 같은 숙박업소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에 카라반 캠핑장을 숙박업소로 지정하거나 위생 기준을 마련하고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