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영애, 14년 만에 선택한 복귀작 '나를 찾아줘'(종합)

이영애, '나를 찾아줘'로 14년 만에 스크린 복귀
이영애, 아이 잃은 엄마 열연
감정 연기부터 몸싸움 투혼까지
'나를 찾아줘'가 이영애로 시작해 이영애로 막을 내렸다.

배우 이영애는 19일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나를 찾아줘' 시사회 및 간담회에서 14년 만에 신작을 선보이는 심정에 대해 "영화의 여운이 남아 뭐라 말하기 힘들다"면서 격한 감정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영화를 본 후 유재명 배우와 감독님께 '너무 잘봤다'고 했다"며 "배우를 떠나 관객으로서 좋은 감정을 받았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여성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다.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섹션에 초청돼 "촘촘한 스토리에 예측하기 힘든 반전이 가득찬 영화"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영애는 아이를 찾기 위해 낯선 곳으로 뛰어든 정연 역을 연기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이후 1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영애 외에 배우 유재명, 박해준의 열연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이영애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대미를 장식했던 '친절한 금자씨' 이후 차기작에 대해 꾸준히 높은 기대와 관심을 모아왔던 배우다. 14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쌍둥이 엄마로 출산과 육아를 겪은 이영애는 '나를 찾아줘'를 통해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아픔부터 자신을 경계하는 낯선 사람들 속에 진실을 찾고자 하는 강인함까지 세밀하게 표현해냈다.

영화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오롯이 이영애가 맡는다. 특히 14년 동안의 공백 동안 진짜 엄마가 된 이영애의 모성 연기가 압권이라는 평이다.

이영애는 전작인 '친절한 금자씨'와 '나를 찾아줘'에서 다르게 선보인 모성애에 대해 "특별히 다르게 해야겠다기보다 장르도, 색깔도 다르니까. 그 역할 안에서 그대로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 안에서 말하는게 모성애가 전부가 아니다"며 "여러 얘깃거리가 많다"고 전했다.

다만 "엄마가 되고 나니 그 감정들이 아프고 슬퍼서 현장에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그래서 절제하려 노력한 부분은 있다"고 후일담을 밝혔다.

이영애가 "마음 아팠다"고 말할 만큼 '나를 찾아줘'에서는 실종 아동들의 비참한 삶을 가감없이 전한다. 낚시터에 맡겨져 노예처럼 일하고, 성노리개까지 되는 아동학대의 장면이 가감없이 선보여진다. 이영애는 "저도 고민됐던 부분 중 하나다"고 아동학대 부분을 전하면서 "현실은 상상 이상으로 더 잔인하고 힘들지 않나. 그걸 알리는 과정도 필요하고. 그럼으로서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주는 것도 이 영화의 하나의 보람된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김승우 감독도 "조심스럽게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김승우 감독은 또 아이들을 착취했던 낚시터 어른들에 대해 "마냥 악인으로만 생각하고 캐릭터를 설정한 건 아니었다"며 "그 어른들은 자신들의 가치관으로 평화롭게 살아갔다고 생각했을 거고, 그들의 평온함을 깬 부분을 거짓말로 막으려다보니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전남 염전 섬노예 사건이 연상된다"는 반응도 나왔지만, 김승우 감독은 "시나리오는 2008년도에 작업했고, 그 이후 그런 사건이 공론화가 됐다"며 "지역이나 공간에 대해 사회적인 이슈를 염두한 건 아니다. 우리 안에서도 각자의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여겼다"고 강조했다.

이영애와 팽팽한 대립각을 형성하는 인물로 유재명이 등장한다.

유재명은 실종된 아들을 찾겠다고 찾아온 정연(이영애)을 경계하는 홍경장 역을 맡았다. 홍경장은 경찰인 자신 나름의 규칙과 권력으로 유지행던 곳이 정연의 등장으로 균열이 생기면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캐릭터로 정연과 긴장감을 유지하며 극을 이끈다.

유재명은 "그냥 악인이라기 보단 현실적인 악역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 중심이 정연을 바라보는 태도인데 기본적으론 안스러워 하면서도 그 이상 나아가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나를 찾아줘'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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