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판 라인-야후재팬 빅뱅' 막는 지주사 규제, 완화해야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과 소프트뱅크 산하 야후재팬이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기술 기업’을 목표로 경영통합에 착수했다.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은 한국과 일본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이 손잡고 일본 내 최대 인터넷 기업(가입자 1억3200만 명)을 탄생시킨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메신저(라인)와 검색(야후재팬) 등 각자의 강점을 AI와 접목시켜 쇼핑, 예약, 결제, 자산관리 등 다양한 핀테크(금융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와 중국의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장악하고 있는 세계 IT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이웃나라 일본이 두 회사의 경영통합으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IT 강국’이라는 한국에서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과도한 지주회사 규제 탓에 신(新)산업 기업들의 결합과 이합집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와 자회사는 각각 상장 자회사와 상장 손자회사 지분을 20% 이상(비상장사는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가져야 한다. ‘시간과의 싸움’이 관건인 IT 업계에서 미국, 일본, 유럽 등에는 없는 한국만의 지주사 지분 규제는 국내 기업들의 신산업 진출과 M&A(인수·합병)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소프트뱅크가 일본 기업이고, 라인과 야후재팬이 일본에서 경영통합을 하기에 망정이지 한국에서였다면 시도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과도한 지주사 규제를 뜯어고치지 않고는 국내 기업들이 구글과 아마존처럼 M&A와 융·복합을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내놓을 수 없다. 정부가 ‘혁신성장’을 활성화할 의지가 있다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최소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시대착오적인 지주사 규제부터 손질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