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시위대 보루' 이공대 고사작전…"600명 나와"
입력
수정
육교서 밧줄 타고 내려오기도…사흘째 봉쇄에 피로·절망감
한국인 2명도 '탈출'…홍콩 경찰수장에 강경파 임명홍콩 대학 점거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 이공대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공대를 빠져나가려는 시위대의 탈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경찰은 이공대를 전면 봉쇄한 채 시위대가 투항하기를 기다리는 '고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
시위대는 18일부터 19일 새벽까지 수차례 이공대를 빠져나가려다가 대부분 실패했다.
당국은 600명이 캠퍼스를 나왔고 미성년자를 제외한 40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직 이공대 내에 시위대가 남아 있지만, 피로와 절망감 등으로 시위 동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위대, 18일에만 7차례 탈출 시도…대부분 실패
경찰은 전날 새벽 시위대의 강력한 저항을 뚫고 이공대 교정에 일부 진입해 음향 대포, 물대포 등을 동원한 진압 작전을 펼치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이공대를 전면 봉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시위대는 화염병, 돌 등은 물론 활, 투석기 등까지 동원해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경찰의 봉쇄로 이공대 내에 고립된 채 저항을 이어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여기는 시위자도 늘어나는 분위기이다.이에 이공대 내 시위대는 수십명 혹은 수백명씩 무리를 지어 아침 7시부터 시작해 밤늦게까지 18일 하루 동안 무려 7차례의 탈출 시도를 했다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하지만 시위대의 탈출 시도는 최루탄을 마구 쏘며 이를 막는 경찰에 의해 대부분 저지됐고, 이 과정에서 체포된 시위대의 수는 400명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하게 시위대의 탈출 시도가 성공한 것은 전날 밤 11시 무렵이었다.수십 명의 시위대가 이 학교 건물 옆 육교에서 몸에 밧줄을 묶고 내려오자 대기하고 있던 오토바이가 이들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통해 달아났다.
하지만 이 경로도 경찰에 의해 곧바로 봉쇄됐다.
시위대 10여명은 하수도를 통해 캠퍼스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의 '백기 투항'을 원하고 있다.
투항하는 시위자에게는 다소 관대한 처벌을 하겠지만, 이공대 내에 남아서 끝까지 저항하는 시위대에게는 폭동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것이 홍콩 경찰의 입장이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시위대 설득 이어져…피로·절망감에 시위 동력 점차 상실
시위대가 끝까지 이공대 내에 남아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할 경우 유혈 사태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위대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전날 낮에는 여러 야당 의원들과 요셉 하 홍콩 천주교 보좌주교 등이 직접 교정 안으로 들어가서 밖으로 나오길 원하는 학생들을 데리고 나오겠다고 제안했지만, 경찰은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전날 밤 입법회 의원인 입킨웬 등이 이공대 내에 들어가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나오는 것은 막지 않았다.
현재 이공대 내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많은 10대 고등학생, 중학생들이 머무르며 경찰의 진압작전에 저항하고 있다.
입킨웬 의원 등은 상당수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나오는데 성공했으며, 경찰은 18세 이하 학생은 체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들의 신상정보는 기록하고, 추후 법적인 조처를 할 수 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40여 명의 부상한 자원봉사자 등도 이와 같은 조건으로 이공대를 떠나는 것이 허용됐다.
이날 새벽까지 시위대의 격렬한 저항이 이어져 이공대 내에서 큰 불길이 치솟기도 했지만, 이공대 내 시위대는 점차 그 시위 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고사 작전'이 이어지면서 음식, 생수 등이 점차 바닥나고 부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피로와 절망감까지 더해지면서 시위대 내에서는 향후 투쟁 방향을 놓고 언쟁마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위대는 전날 밤 이공대를 빠져나와 경찰에 투항하기도 했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침사추이, 몽콕 등 이공대 인근 지역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이공대 내 학생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캐리 람 "600명 캠퍼스 나와"…한국인 2명도 '탈출'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이날 오전 "600명의 시위대가 이공대 캠퍼스를 떠났다"면서 "남아 있는 시위대가 가능한 한 빨리 캠퍼스를 떠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밝혔다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경찰은 10대 약 200명은 주민등록번호 등 신분확인 후 보내줬지만, 성인 시위자는 곧바로 체포했다.
현지 언론은 이공대 내에 50명에서 200명 사이의 시위대만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람 장관은 "시위대가 평화적으로 나오면 폭력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이 바뀌면 경찰이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이공대에 갇혔던 한국인 2명이 '탈출'하는 일도 있었다.
홍콩 교민사회에 따르면 30대 남성 1명, 20대 여성 1명은 관광 목적으로 교내에 들어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국 정부 측의 요청을 받고, 이들이 캠퍼스를 나갈 수 있게 했다.
도쿄농업대학 학생인 일본인 1명도 캠퍼스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다만 경찰이 체포 사유를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AP는 전했다.◇中, '강경파' 경찰총수 임명…'복면금지법 위헌' 비판
중국 정부는 이날 강경파인 크리스 탕 홍콩 경무처 차장을 경찰 총수인 처장으로 공식 기용했다.
탕 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 총수로서 직분을 다하겠다면서 폭력을 저지하고 사회 질서를 조속히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탕 처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시위대의 최근 과격 폭력행위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지만, 테러리즘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날 홍콩 법원이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 위헌 결정을 내리자, 중국은 이 결정이 홍콩 기본법에 위배되며 중앙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하며 경고하고 나섰다.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양광(楊光) 대변인도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홍콩 특구 정부와 사법 기관은 기본법에 따라 직책을 이행하고 함께 폭동 저지에 나서 질서 회복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한국인 2명도 '탈출'…홍콩 경찰수장에 강경파 임명홍콩 대학 점거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 이공대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공대를 빠져나가려는 시위대의 탈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경찰은 이공대를 전면 봉쇄한 채 시위대가 투항하기를 기다리는 '고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
시위대는 18일부터 19일 새벽까지 수차례 이공대를 빠져나가려다가 대부분 실패했다.
당국은 600명이 캠퍼스를 나왔고 미성년자를 제외한 40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직 이공대 내에 시위대가 남아 있지만, 피로와 절망감 등으로 시위 동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위대, 18일에만 7차례 탈출 시도…대부분 실패
경찰은 전날 새벽 시위대의 강력한 저항을 뚫고 이공대 교정에 일부 진입해 음향 대포, 물대포 등을 동원한 진압 작전을 펼치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이공대를 전면 봉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시위대는 화염병, 돌 등은 물론 활, 투석기 등까지 동원해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경찰의 봉쇄로 이공대 내에 고립된 채 저항을 이어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여기는 시위자도 늘어나는 분위기이다.이에 이공대 내 시위대는 수십명 혹은 수백명씩 무리를 지어 아침 7시부터 시작해 밤늦게까지 18일 하루 동안 무려 7차례의 탈출 시도를 했다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하지만 시위대의 탈출 시도는 최루탄을 마구 쏘며 이를 막는 경찰에 의해 대부분 저지됐고, 이 과정에서 체포된 시위대의 수는 400명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하게 시위대의 탈출 시도가 성공한 것은 전날 밤 11시 무렵이었다.수십 명의 시위대가 이 학교 건물 옆 육교에서 몸에 밧줄을 묶고 내려오자 대기하고 있던 오토바이가 이들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통해 달아났다.
하지만 이 경로도 경찰에 의해 곧바로 봉쇄됐다.
시위대 10여명은 하수도를 통해 캠퍼스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의 '백기 투항'을 원하고 있다.
투항하는 시위자에게는 다소 관대한 처벌을 하겠지만, 이공대 내에 남아서 끝까지 저항하는 시위대에게는 폭동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것이 홍콩 경찰의 입장이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시위대 설득 이어져…피로·절망감에 시위 동력 점차 상실
시위대가 끝까지 이공대 내에 남아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할 경우 유혈 사태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위대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전날 낮에는 여러 야당 의원들과 요셉 하 홍콩 천주교 보좌주교 등이 직접 교정 안으로 들어가서 밖으로 나오길 원하는 학생들을 데리고 나오겠다고 제안했지만, 경찰은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전날 밤 입법회 의원인 입킨웬 등이 이공대 내에 들어가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나오는 것은 막지 않았다.
현재 이공대 내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많은 10대 고등학생, 중학생들이 머무르며 경찰의 진압작전에 저항하고 있다.
입킨웬 의원 등은 상당수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나오는데 성공했으며, 경찰은 18세 이하 학생은 체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들의 신상정보는 기록하고, 추후 법적인 조처를 할 수 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40여 명의 부상한 자원봉사자 등도 이와 같은 조건으로 이공대를 떠나는 것이 허용됐다.
이날 새벽까지 시위대의 격렬한 저항이 이어져 이공대 내에서 큰 불길이 치솟기도 했지만, 이공대 내 시위대는 점차 그 시위 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고사 작전'이 이어지면서 음식, 생수 등이 점차 바닥나고 부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피로와 절망감까지 더해지면서 시위대 내에서는 향후 투쟁 방향을 놓고 언쟁마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위대는 전날 밤 이공대를 빠져나와 경찰에 투항하기도 했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침사추이, 몽콕 등 이공대 인근 지역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이공대 내 학생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캐리 람 "600명 캠퍼스 나와"…한국인 2명도 '탈출'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이날 오전 "600명의 시위대가 이공대 캠퍼스를 떠났다"면서 "남아 있는 시위대가 가능한 한 빨리 캠퍼스를 떠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밝혔다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경찰은 10대 약 200명은 주민등록번호 등 신분확인 후 보내줬지만, 성인 시위자는 곧바로 체포했다.
현지 언론은 이공대 내에 50명에서 200명 사이의 시위대만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람 장관은 "시위대가 평화적으로 나오면 폭력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이 바뀌면 경찰이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이공대에 갇혔던 한국인 2명이 '탈출'하는 일도 있었다.
홍콩 교민사회에 따르면 30대 남성 1명, 20대 여성 1명은 관광 목적으로 교내에 들어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국 정부 측의 요청을 받고, 이들이 캠퍼스를 나갈 수 있게 했다.
도쿄농업대학 학생인 일본인 1명도 캠퍼스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다만 경찰이 체포 사유를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AP는 전했다.◇中, '강경파' 경찰총수 임명…'복면금지법 위헌' 비판
중국 정부는 이날 강경파인 크리스 탕 홍콩 경무처 차장을 경찰 총수인 처장으로 공식 기용했다.
탕 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 총수로서 직분을 다하겠다면서 폭력을 저지하고 사회 질서를 조속히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탕 처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시위대의 최근 과격 폭력행위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지만, 테러리즘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날 홍콩 법원이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 위헌 결정을 내리자, 중국은 이 결정이 홍콩 기본법에 위배되며 중앙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하며 경고하고 나섰다.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양광(楊光) 대변인도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홍콩 특구 정부와 사법 기관은 기본법에 따라 직책을 이행하고 함께 폭동 저지에 나서 질서 회복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