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의 대화] 文대통령 "최저임금 인상·노동시간 단축, 가야할 길"-5

-- 최저임금이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구분하지 않고 동시에 급격히 인상되다 보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준비도 안 된 주 52시간제가 내년부터 시행되면 더욱 서민 경제가 어려워질 것 같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책이 있는지 질문한다.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영역을 법적 기준으로 명확히 마련하고, 700만 소상공인을 위해서 소상공인기본법을 조속히 제정해 각 부처에 나뉘어 있는 지원 정책을 일원화해 소상공인청을 신설할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 중소 상공인들을 보호하는 법률은 제정된 상태로,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대기업들이 진출하지 못하도록 보호해주는 법안이다. 최저임금 부분은 제 임기 절반 동안 아마도 가장 큰 이슈였다.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양극화돼 있고 경제적 불평등이 굉장히 심각하기 때문에 이대로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반드시 우리가 포용적인 성장을 위해서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속도 같은 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을 것 같다.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전체로는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라 하더라도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분야에 따라선 아주 어려움을 겪는 분야가 있을 수 있다. 또 한계선상에 있는 노동자들의 경우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일이 있을 수 있어서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 올해와 작년, 2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조금 급격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내년도 최저임금은 속도 조절을 한 상태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당연히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은 부담이 된다. 이분들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여러 가지 조치들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 예를 들면 소상공인들의 영업 비용에서 인건비보다 더 큰 비용을 차지하는 것은 임대료다. 임대료의 인상을 억제하거나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게 하거나 카드 수수료를 대폭 낮춰주는 조치들이 병행됐으면 훨씬 덜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그해 그해 하게 돼 있지만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여러 가지 제도들은 전부 국회에서 입법이 돼야만 이뤄진다. 이 시차가 자꾸 길어지기 때문에 그 어려움을 가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시간 단축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이미 300인 이상 기업들은 주 52시간제가 시행됐고 비교적 잘 안착했다. 우리 사회에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있고, 이른바 저녁 있는 삶을 노동자들에 주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50인부터 299인까지 규모의 중소기업들에도 시행되게 된다. 300인 이상 기업들에 해봤던 경험에 의하면 300인에 가까운 기업일수록 잘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50인에 가까운 기업일수록 힘들지 않겠나. 이를 해결해주는 방법이 탄력근로제를 좀 더 확대하면서 유연근무제를 확장해주는 것이 방법이다. 그것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다 합의가 이뤄졌는데 안타깝게도 아직 국회에서 입법되지 않고 있다. 시행 일자가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에 이번 정기국회에서 꼭 입법해주길 촉구한다. 만약 입법이 안 될 경우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나 충격을 완화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