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아수라장 될까 걱정했는데 '작은 대한민국' 보여줘"(종합)

'국민과의 대화' 평가…'도떼기시장' 지적에 고민정 "대통령에게 죄송한 형식"
김연명 사회수석 "진솔했다…그간 국민이 얘기할 통로가 막혀있던 것"
청와대가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에 비교적 후한 평가를 내놨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 '국민과의 대화'를 두고 "'아수라장이 돼버리면 어떡하나' 걱정했으나 '작은 대한민국'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맨바닥에서 시작해 정말 난리도 아니었는데 끝날 때는 모두가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상암동 MBC 사옥에서 국민 패널 300명을 만나 사전 각본 없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117분간 각종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고 대변인은 '도떼기 시장이 될 것 같아 시청을 멈췄다'는 진행자의 말에 "대통령에게 정중한 말만 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두서없이 말하는 국민도 계시고 분노, 고마움 등이 섞여 있었다"며 "저도 방송을 했던 사람으로서 대통령께 가장 죄송한 형식이었다"고 언급했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강점인 진심,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어쩔 수 없이 큐시트를 만들어야 하지만 그것을 '짜고 친다'고 하니 '아무것도 없이 해보자' 했는데, 대통령이 '오케이' 해주셔서 참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늘 자신이 있어 정상회담에서도 의제가 아닌 질문에 답변을 안 하시는 걸 본 적이 없다"면서 "(대통령의) 머릿속에 정책과 방향성이 명확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선후보) 캠프 시절부터 같이 있었는데 초기에 뵀을 때보다 가다듬어져서 이제는 더 이상 손댈 곳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 대변인은 "민감한 질문이 나올 때면 참모들이 긴장도 했지만 잘 넘기고 나서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며 "끝났을 때는 너나 할 것 없이 '이 정도는 정말 괜찮다' 하면서 손뼉을 쳤다"고 전했다.

또한 "진행될 때는 서로가 자기 의견을 주장하려 했지만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끝내는 것을 보면서 '우리 국민이 상당(한) 수준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고 대변인은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이 '국민과의 대화'에 앞서 한 인터뷰에서 '기획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얘기를 담아내야 할지 곤혹스러웠을 것 같다'고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일각의 평가에는 선을 그었다.

'나는 더 잘할 수 있다'는 게 탁 자문위원의 진심이었을 것이라는 김 씨의 언급에 고 대변인은 "인정한다"면서 "대통령을 그만큼 아끼는 마음이 커서 그랬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명 사회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대통령이 성실히 응답하는 자세가 진솔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어수선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국민들이 여러 가지를 얘기할 통로가 막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모든 현안을 논의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이 어떻게 국정을 이끌겠다는 큰 방향을 말씀하셨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정말 각본 없이 이뤄졌다"면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몰라 저만 해도 300쪽에 가까운 보고서를 읽고 준비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국민과의 대화'에서 지난 9월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김민식 군의 부모가 첫 질문자로 나서 '민식이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한 것과 관련해 김 수석은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문제는 올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게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군의 사고지역인 충남 아산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스쿨존 교통사고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민식이법'을 대표 발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