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투입' 日 대표 액정기업 JDI 60억원대 횡령사고

"횡령한 돈 도박 등으로 탕진"…회사, 사건 은폐 의혹도

일본의 대표적인 액정패널 기업인 재팬디스플레이(JDI)에서 회계 담당 간부가 60억원대를 빼돌린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JDI의 한 회계 담당 간부는 약 4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12월 징계해고 처분을 받았다.

회사 측은 피해액이 5억7천만엔(약 6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사히는 공적자금을 받아 경영재건을 추진 중인 JDI의 엉성한 내부 관리 체제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회계 업무를 총괄하는 문제의 간부는 JDI가 상장한 2014년부터 거래실적이 없는 회사의 계좌에 돈을 보내는 등의 수법으로 회삿돈을 지속해서 빼돌렸다.

다른 직원의 내부 제보로 비위가 드러난 이 간부는 이렇게 횡령한 돈을 도박 등으로 탕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JDI는 내부 감사 체제가 느슨해 회계 부정을 조기에 적발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엄숙하게 받아들여 내부 관리 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JDI는 올해 8월 뒤늦게 해당 간부를 경찰에 고소하고, 징계해고 후 1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소니의 액정(LCD) 패널 사업 통합으로 2012년 4월 출범한 JDI는 일본 경제산업성 소관의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현 INCJ)가 4천620억엔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 국책 기업이다.

출범 당시 '히노마루(일장기) 액정연합'으로 불리며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의 부활을 이끌 기업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등의 경쟁 업체가 부상하면서 경쟁력에서 밀리고, 거래업체인 미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과 액정패널 가격 하락 영향으로 2014년 상장 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올 9월 말 현재 1천16억엔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INCJ가 투자한 자금 중 상당액(약 2천746억엔)은 회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