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이틀째 단식투쟁…청와대 앞 농성 마치고 국회로(종합2보)

"필사즉생" 각오 다져…"노숙하겠다" 버텼지만 "건강 우려" 만류
"지소미아 종료 자해행위…文, 조국사태 면피위해 한미동맹 내팽개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1일 청와대 앞에서 이틀째 단식농성을 이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철회 등 3가지를 요구하면서다.

전날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한 황 대표는 측근들의 손에 이끌려 오후 8시 30분께 국회 본관 앞 천막으로 갔다가 이날 새벽 3시 30분께 국회를 떠나 다시 청와대 앞으로 농성 장소를 옮겼다.

황 대표는 이곳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오는 23일 0시를 기해 지소미아가 종료되는 데 대해 "자해행위이자 국익훼손행위"라며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라를 망가뜨리는 문재인 정권이 지소미아를 종료시키려는 날짜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국가 위기가 걱정돼 최대한의 투쟁을 더는 늦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근본적으로 착각하는 게 있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같은 국익 문제를 놓고 단식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그러나 조국사태 면피를 위해 지소미아, 그리고 한미동맹 같은 국익을 내팽개친 것이 과연 누구냐. 바로 문재인 정권 아니냐"고 반문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는 본질적으로 한일문제를 넘어 한미문제"라며 "지소미아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나라는 미국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한미군 감축까지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기본적 신뢰가 없는 동맹은 있을 수 없다"며 "한미동맹에 역사상 이렇게 큰 위기가 온 적이 없었다. 지난 70년 대한민국의 안정과 번영을 가능케 했던 핵심 요소가 한미동맹과 한미일 삼각협력인데, 문재인 정부는 이 성공의 공식을 깨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정부가 국민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위기에 빠지게 한다면 제1야당 대표로서 할 역할은 저항하고 싸우는 것밖에 없다"며 "그래서 죽기를 각오하는 것이다.

나라가 온전할 때까지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끝까지 하겠다"고 거듭 의지를 다졌다.
황 대표는 전날 청와대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경호상 이유 등으로 설치가 불허되자 밤에 국회로 돌아간 바 있다.

당은 황 대표가 기거할 천막을 국회 본관 앞에 설치하고 만약에 대비해 주위에 당직자들을 배치했다.

황 대표는 이날도 노숙을 불사하고 청와대 앞 농성을 고집했지만, 추운 날씨에 '노숙 단식'을 할 경우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위의 만류에 다시 국회 천막으로 돌아왔다.

전날에 이어 농성장을 찾은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은 "건강이 많이 염려된다"고 했다.

황 대표는 "말씀은 감사하다"면서도 "지금 당장 중요한 3가지 현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달라"고 자신의 요구사항들이 관철될 때까지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황 대표는 22일 오전 또 청와대 앞 같은 장소로 가 사흘째 단식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