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北공장서 발견된 자국기업 로봇의 제재위반 여부 조사

北관영매체 사진에 ABB사 제품…유엔은 모든 산업용 기계 판매 금지

스위스 정부가 북한 물고기 가공장에서 포착된 자국 기업의 로봇 제품이 북한에 넘어가는 과정에서 대북제재 위반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2일 보도했다. 파비안 마엔피쉬 스위스 연방경제정책청 공보 담당관은 '북한 물고기 공장에서 스위스 산업자동화 다국적 기업인 ABB사의 로봇이 등장해 대북제재 위반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RFA 질의에 정책청이 이미 ABB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BB사가 현재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항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월25일수산사업소'와 '통천물고기가공사업소'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ABB사의 로고가 부착된 로봇 제품이 포착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7년 12월 22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97호의 7항은 북한에 모든 산업용 기계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ABB 본사는 RFA에 ABB사는 모든 적용 가능한 무역 제재를 준수하며, 자사 장비나 서비스를 북한 측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사의 장비 일부가 허가와 인지 없이 북한 측에 재판매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마엔피쉬 공보 담당관은 "스위스에서 북한으로 로봇 팔을 수출하는 것은 대북 규정에 따라 금지돼 있다"며 북한에 수출하는 모든 물품은 연방경제정책청에 신고해야 하며 스위스 세관 당국이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7년에도 북한에서 ABB사의 로봇 팔이 등장한 적이 있으며, 당시 ABB사의 조사 결과 중고 제품이 ABB사 모르게 중개업자를 통해 북한에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