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서 '30대 동성애 시장' 부티지지 돌풍…트럼프 대항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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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풍향계' 아이오와서 또 선두…TV토론도 선전해 재조명
흑인 등 유색인종의 낮은 지지가 걸림돌…변화 일으킬지 주목
뜨겁게 달아오르는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성소수자인 30대 소도시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피트 부티지지(37)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초기 경선 지역에서 선두로 치고나가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출마 직후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 등에 힘입어 주목받았던 부티지지 시장은 시간이 지나며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대선 풍향계'로 손꼽히는 아이오와주에 이어 뉴햄프셔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쟁쟁한 후보들을 뚜렷한 격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오르며 다시 부상하는 모양새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이어서 더욱 힘이 실리는 결과다.
게다가 20일(현지시간) 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토론회서도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이 주도하던 민주당 경선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1일 미 의회전문매체인 더힐에 따르면 부티지지는 이날 발표된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7%포인트 이상 높은 지지율을 얻어 선두를 차지했다. 여론조사업체 시빅스와 아이오와주립대가 민주당 코커스 참석 예정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부티지지는 26%를 기록했다.
경쟁자인 워런 상원의원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각각 19%와 18%였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12%에 그쳤다.
앞서 CNN과 디모인 레지스터, 미디어컴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부티지지는 9%포인트 차이로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두 번째 경선이 치러지는 뉴햄프셔에서도 부티지지는 다른 경쟁 후보들과의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린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밤 열린 민주당 5차 토론회서도 선방해 대중의 눈길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워싱턴포스트(WP)과 CNN 등 미국의 유력 언론들은 부티지지를 이번 토론회의 '승자'로 분류했다.
인터넷매체인 복스는 토론회 후반부에서 부티지지가 떠오르는 선두주자 대우를 받았다고 평했으며, 서던일리노이대 토론 담당 책임자인 토드 그레이엄은 CNN 기고문에서 "부티지지가 마음을 훔쳤다"고 논평했다. 부티지지는 인구 10만명 규모 소도시의 재선 시장이라는 이력이 전부지만 출마 선언 직후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하버드대 재학 중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유학하고, 유명 컨설팅 업체인 매켄지 앤 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화려한 이력에다 해군 정보관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경력까지 갖춰서다.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는 '남편'을 둔 동성애자라는 정체성도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인터넷매체 복스가 "사우스벤드 시장의 선거팀은 숨 가쁜 언론 보도의 물결 덕에 예상치 못한 좋은 출발을 누렸다"고 평할 만큼 그는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대중의 눈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위권 경쟁자' 사이에서 밀려난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새로운 활력'을 얻은 듯하다는 것이 미 언론의 평이다.
그러나 이 여세를 몰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맞붙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흑인 등 유색 인종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색 인종 유권자의 표심을 돌리지 못하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기 경선을 치르는 지역 중 한 곳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부티지지에게 '주요한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백인 유권자 비율이 높은 아이오와주나 뉴햄프셔와 달리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선 유색인종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나 네바다주 등에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최근 퀴니피액대학이 벌인 여론조사에선 흑인 유권자 사이의 지지율이 '0%'로 나타났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전체 유권자 가운데 흑인 비율은 60%나 된다.
말론 킴슨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사람들은 그(부티지지)를 모른다.
안다고 해도 미국 흑인 문제에 대한 별로 인상적이지 않은 것들뿐"이라고 지적했다.
부티지지의 선거본부가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보고자 올 초 반인종차별주의 정책을 소개하는 웹페이지를 만들면서 사용한 사진이 케냐에서 촬영한 것으로 밝혀져 구설에 오르는 등 '실수'도 있었다.
그러나 부티지지 선거캠프가 빠른 속도로 선거 자금을 모으며 이 자금을 토대로 각 주에서 인상적인 선거조직을 구성해나가는 점을 주목할 필요도 있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평했다.
이 조직이 '도미노가 넘어지기 시작할 때' 그 운동량을 이용할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네바다주 정치 전문기자인 존 랠스턴은 "2008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용한 것과 똑같은 전략"이라며 "아이오와에서 선전하면 역학 변화가 일어나 그가 선두주자가 되며 뉴햄프셔에서도 잘하게 된다. 그리고 네바다에서도 잘할 수 있는 인프라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흑인 등 유색인종의 낮은 지지가 걸림돌…변화 일으킬지 주목
뜨겁게 달아오르는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성소수자인 30대 소도시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피트 부티지지(37)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초기 경선 지역에서 선두로 치고나가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출마 직후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 등에 힘입어 주목받았던 부티지지 시장은 시간이 지나며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대선 풍향계'로 손꼽히는 아이오와주에 이어 뉴햄프셔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쟁쟁한 후보들을 뚜렷한 격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오르며 다시 부상하는 모양새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이어서 더욱 힘이 실리는 결과다.
게다가 20일(현지시간) 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토론회서도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이 주도하던 민주당 경선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1일 미 의회전문매체인 더힐에 따르면 부티지지는 이날 발표된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7%포인트 이상 높은 지지율을 얻어 선두를 차지했다. 여론조사업체 시빅스와 아이오와주립대가 민주당 코커스 참석 예정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부티지지는 26%를 기록했다.
경쟁자인 워런 상원의원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각각 19%와 18%였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12%에 그쳤다.
앞서 CNN과 디모인 레지스터, 미디어컴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부티지지는 9%포인트 차이로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두 번째 경선이 치러지는 뉴햄프셔에서도 부티지지는 다른 경쟁 후보들과의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린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밤 열린 민주당 5차 토론회서도 선방해 대중의 눈길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워싱턴포스트(WP)과 CNN 등 미국의 유력 언론들은 부티지지를 이번 토론회의 '승자'로 분류했다.
인터넷매체인 복스는 토론회 후반부에서 부티지지가 떠오르는 선두주자 대우를 받았다고 평했으며, 서던일리노이대 토론 담당 책임자인 토드 그레이엄은 CNN 기고문에서 "부티지지가 마음을 훔쳤다"고 논평했다. 부티지지는 인구 10만명 규모 소도시의 재선 시장이라는 이력이 전부지만 출마 선언 직후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하버드대 재학 중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유학하고, 유명 컨설팅 업체인 매켄지 앤 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화려한 이력에다 해군 정보관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경력까지 갖춰서다.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는 '남편'을 둔 동성애자라는 정체성도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인터넷매체 복스가 "사우스벤드 시장의 선거팀은 숨 가쁜 언론 보도의 물결 덕에 예상치 못한 좋은 출발을 누렸다"고 평할 만큼 그는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대중의 눈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위권 경쟁자' 사이에서 밀려난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새로운 활력'을 얻은 듯하다는 것이 미 언론의 평이다.
그러나 이 여세를 몰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맞붙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흑인 등 유색 인종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색 인종 유권자의 표심을 돌리지 못하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기 경선을 치르는 지역 중 한 곳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부티지지에게 '주요한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백인 유권자 비율이 높은 아이오와주나 뉴햄프셔와 달리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선 유색인종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나 네바다주 등에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최근 퀴니피액대학이 벌인 여론조사에선 흑인 유권자 사이의 지지율이 '0%'로 나타났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전체 유권자 가운데 흑인 비율은 60%나 된다.
말론 킴슨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사람들은 그(부티지지)를 모른다.
안다고 해도 미국 흑인 문제에 대한 별로 인상적이지 않은 것들뿐"이라고 지적했다.
부티지지의 선거본부가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보고자 올 초 반인종차별주의 정책을 소개하는 웹페이지를 만들면서 사용한 사진이 케냐에서 촬영한 것으로 밝혀져 구설에 오르는 등 '실수'도 있었다.
그러나 부티지지 선거캠프가 빠른 속도로 선거 자금을 모으며 이 자금을 토대로 각 주에서 인상적인 선거조직을 구성해나가는 점을 주목할 필요도 있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평했다.
이 조직이 '도미노가 넘어지기 시작할 때' 그 운동량을 이용할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네바다주 정치 전문기자인 존 랠스턴은 "2008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용한 것과 똑같은 전략"이라며 "아이오와에서 선전하면 역학 변화가 일어나 그가 선두주자가 되며 뉴햄프셔에서도 잘하게 된다. 그리고 네바다에서도 잘할 수 있는 인프라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