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맥] 혁신 스타트업 글로벌화는 선택 아닌 필수

민간 주도 혁신 창업생태계 조성
해외 진출 촉진하는 기회 늘려야

김학도 <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
한국 경제의 화두 중 하나는 혁신 창업 활성화다.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외치고 있는 만큼 한국 역시 경제 성장을 얘기할 때 혁신 창업을 빼놓을 수 없다. 정부는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의 창업생태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의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로 격상하고 ‘혁신을 응원하는 창업 국가’를 국정과제로 선정,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스타트업 강국 코리아’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신설법인 수는 지난해에만 10만2000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규 벤처투자액도 지난해 3조43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이어 올해는 4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사인 유니콘 기업은 지난해 초 3개에 머물렀으나 지금 9개로 늘어났다. 세계 6위 수준이다.모두가 인정하는 스타트업 강국 코리아를 이루기 위해 중기부가 창업정책에 새긴 키워드 두 가지가 있다. ‘민간 주도’와 ‘글로벌’이다.

첫째, 혁신 창업을 위해서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뒷받침하는 후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 창업정책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민간이 능력을 스스로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둘째,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나아가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창업 생태계와 교류하고 협력하는 것이 필수다. 창업 선진국들은 이를 일찍부터 이해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이벤트를 앞다퉈 개최하고 있다. 유럽의 ‘슬러시(Slush)’, 북미의 ‘테크 크런치(Tech Crunch)’가 대표적이다.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몇 년 전부터 스타트업 행사를 적극 개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글로벌 스타트업 이벤트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중기부는 두 가지 키워드를 되새기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이벤트를 개최하기 위해 민간과 손잡았다. 발전하고 있는 한국 창업생태계를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위한 축제의 장 ‘컴업(ComeUp) 2019’를 다음 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와 부산 벡스코에서 연다.

오는 28~29일 서울 DDP에서 국내 유니콘 기업 대표와 구글, 오라클, BMW 등 글로벌 대기업 임직원이 참여하는 이벤트를 펼친다. 또 해외 미디어와 투자기관이 참여해 창업 주체 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국내 스타트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세안 국가와 스타트업 교류를 위한 행사도 준비 중이다. 25~26일 부산 벡스코에서 한·아세안 스타트업, 글로벌 투자자, 정부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각국의 창업 생태계를 이해하고 협업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아세안은 한국의 경제성장에 중요한 시장인 만큼 이번 행사는 서로가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혁신 창업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축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 축을 단단히 하고 ‘스타트업 강국 코리아’를 이룩해가는 과정에서 ‘컴업’은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기폭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