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또 봐도 색다른 매력…보석 같은 카탈루냐 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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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지중해와 면하고 있는 카탈루냐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스페인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휴양지로 사랑받는 숨은 명소를 여럿 지니고 있다. 낯설지만 숨은 보석처럼 카탈루냐의 다양한 매력을 품은 도시는 어떤 곳들이 있는지 알아봤다.
카탈루냐 여행
중세도시의 매력 간직한 ‘지로나’지로나(Girona)는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소도시다. 규모는 작지만 공항도 갖춰 접근성만큼은 대도시 못지않다. 바르셀로나를 찾는 여행자들에게는 당일 여행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도시 전체에 중세도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지로나는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과 전지현, 이민호 주연의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 등장해 유명해졌다. 중세도시의 모습을 간직한 유적지로는 14세기 고딕 양식의 산 펠리우 대성당, 로마네스크와 바로크, 고딕 양식이 조합돼 있는 지로나 대성당, 한때 무어인(아랍계 이슬람교도)을 위한 모스크로 쓰였던 산타마리아 성당 등이 대표적이다. 파리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브 에펠의 초기 작품으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하는 통로인 붉은색의 에펠다리도 지로나를 대표하는 관광명소 중 하나다.스페인 최고의 휴양지 ‘로제즈’
카탈루냐 북부 도시 로제즈(Roses)는 스페인은 물론 유럽에서 잘 알려진 휴양지다. 바르셀로나에서 차로 2시간 떨어진 로제즈는 프랑스와 인접해 도시 전체에서 프랑스 남부 도시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일자로 뻗은 작고 잔잔한 해안선의 로제즈 해변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 중 하나’로 유명하다. 바닷가 언덕을 따라 자리잡은 고급 주택들과 평화로이 산책을 즐기는 주민들의 여유로운 모습은 프랑스 칸 해변을 닮았다. 언덕 위 주택들이 하나둘 불을 밝히는 야간에는 해변 일대가 이탈리아 아말피 해변과 같은 화려한 야경 명소로 탈바꿈한다.르네상스 유적지인 라 시우타델라는 군사 용도로 지어져 지금은 도시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로 쓰이고 있다.코스타브라바 해안마을 ‘요렛 데 마르’
요렛 데 마르(Lioret De Mar)는 바르셀로나에서 북동쪽으로 75㎞, 지로나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카탈루냐 지방을 감싸고 도는 길이 120㎞의 코스타브라바 해안 소도시 중 스페인 사람들이 휴양지로 가장 즐겨 찾는 곳이다. 만을 따라 길게 이어진 해변과 태양에 반짝이는 모래사장, 짙푸른 바다, 해안 도로변 낭만적인 분위기의 노천카페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매력적인 레저 휴양지다.대표적인 관광 명소는 1919년 조성된 해안정원 산타 클로틸데 가든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스타일을 따른 정원 끝자락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코스타브라바 해변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 포인트도 있다. 매년 봄(5월) 해변에선 ‘건강한 맥주(birrasana)’를 주제로 수제맥주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에선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 있는 양조장에서 제조한 100여 종의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다.스페인의 산토리니 ‘라메틀라 데 마르’
카탈루냐 남부의 작은 마을 ‘라메틀라 데 마르(L’Ametlla de Mar)’. 2000년 전 로마제국 주요 도시 중 하나였던 타라고나(Tarragona)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3대 문명의 집합지인 토르토사(Tortosa)의 중간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차로 1시간 남짓 거리인 타라고나와 토르토사 여행 중간에 잠시 짬을 내 들러보면 좋은 곳이다. 지중해를 마주한 해안가에 하얀색 건물들이 모여 있는 마을 풍경은 그리스 산토리니와 흡사하다. 라메틀라 데 마르가 스페인의 산토리니로 불리는 이유다. 카탈루냐 지방의 대표적 참치 양식 지역인 이곳에선 카타마란(쌍동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참치와 함께 바다 수영을 즐기는 이색 체험도 할 수 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