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日 수출규제 재검토 의향에 연기"…日언론 "아베, 아무것도 양보 안했다"

'지소미아 휴전' 韓·日 온도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을 두고 한국과 일본의 인식 차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는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 재검토 의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데 비해 일본 측은 “아무런 양보가 없었다”는 주장과 함께 일본 외교의 승리라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4일 지소미아의 조건부 연장과 관련해 “일본이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재검토와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재고 의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지 논의하기 위한 당국 간 대화가 복원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소미아의 조건부 연장은 일본의 전향적 조치를 겨냥한 결정이며, 수출규제 철회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일본의 조치 시기와 관련, “날짜를 상정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막무가내로 기다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본 언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 “일본이 아무런 양보 없이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지소미아를 유예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측근들에게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 미국이 매우 강하게 (압력을 가해) 한국의 태도를 바꿨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지소미아 유지를 위한 워싱턴의 파괴력은 엄청났고, 미국의 압력이 한국을 옥죄었다”는 총리실 관계자 발언도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 수출통제 조치를 바꾸지 않았고 한국만 지소미아를 조건부로 연장했다”며 “일본 정부는 ‘저쪽(한국)이 완전히 부러졌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고위관료의 발언을 인용, “일본의 퍼펙트한(완벽한) 승리”라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도쿄=김동욱 특파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