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래세대에게 꿈을…교육으로 '희망의 사다리'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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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8만여명 '드림클래스'에 참여‘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
영어·수학교육, 진로 특강 등 꿈 찾아줘
디지털 교육 격차 해소에도 '앞장'
청년 1만명 '소프트웨어 전사' 양성
올 수료생 절반 가까이 취업에 성공
삼성전자가 지난 2월 발표한 첫 사회공헌 비전이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지만 이를 아우르는 비전을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대상 및 내용은 청소년을 비롯한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으로 정했다. 사회적 여건이나 경제적 이유로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청소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이들이 자아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희망의 사다리 역할은 드림클래스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드림클래스다. 드림클래스는 저소득층 중학생을 대상으로 대학생 강사가 영어, 수학 공부를 도와주는 교육 사회공헌 활동이다. 가난 때문에 교육 기회를 잃는 것을 막고, 누구나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 2012년 시작됐다.
드림클래스는 중학생들의 거주지 특성에 따라 세 가지 맞춤형 모델로 구분된다. 대도시는 주중교실 형태로 운영된다. 교통이 편리해 대학생 강사가 쉽게 중학교를 방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이 불편해 대학생 강사가 매일 찾아가기 어려운 중소도시는 주말교실 중심으로 운영된다. 주중 및 주말 수업이 어려운 읍·면·도서지역에서는 방학 때 집중 캠프 형태로 진행된다.지난 8월에도 ‘2019 삼성드림클래스 여름캠프’가 문을 열었다. 3주간 전국 다섯 개 대학에서 열렸다. 읍·면·도서지역 중학생 1510명이 대학생 멘토 534명의 지도 아래 영어, 수학을 집중 학습했다. 올해부터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도입했다. 친구들과 함께 주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찾아 코딩으로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립발레단 재능기부 공연을 관람하고 대학 전공 박람회에 참가했다.
드림클래스 출신이 삼성에 입사
지금까지 중학생 8만여 명, 대학생 2만2000여 명이 삼성드림클래스에 참여했다. 드림클래스에 참가한 중학생들이 성장해 대학생 멘토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드림클래스를 통해 ‘나눔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드림클래스 출신 대학생 멘토 100명이 활동했다. 올해 여름캠프에서는 대학생 멘토 534명 중 62명이 드림클래스 출신이었다.드림클래스에선 영어와 수학을 집중적으로 가르치지만 주된 목표는 아이들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강의 프로그램에도 대학 전공 박람회, 진로 특강 등 진로 탐색 시간이 포함된다. 드림클래스 강사 출신으로 삼성전자 DS(반도체 부품)부문에 입사한 안지훈 씨는 “시골에서 ‘롤모델’ 없이 자란 친구들에게 ‘대학에 가면 원하는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고, 캠퍼스 커플(CC)도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면 ‘나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곤 한다”며 “드림클래스의 가장 큰 목표는 꿈이 없는 아이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스쿨로 교육 격차 해소
삼성전자는 디지털 교육 격차 해소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2년부터 ‘삼성 스마트스쿨’을 선정하고 있다. 정보기술 혜택을 받기 어려운 지역 거주자 및 저소득층에게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기회를 제공한다. 2015년까지는 국내 도서산간지역에 있는 초·중학교로 지원 대상을 한정했다. 2016년부터는 지역 구분 없이 학교, 병원학교, 지역아동센터, 보육원, 다문화센터, 특수학교 등으로 확대했다. 6~18세 대상의 교육시설을 갖춘 기관이면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다.
올해엔 지원 대상 16곳을 선정했다. 지난 4월 시작한 공모에 신청한 400여 개 기관을 대상으로 세 차례의 심사와 온라인 투표 등을 거쳐 대상을 확정했다. 전교생이 20명인 지리산 자락의 금서초등학교를 비롯해 서울 관악구의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우리들학교’ 강원 영월군 폐광 지역에 있는 ‘별마로 작은도서관’ 등이 포함됐다.
디지털 플립차트인 ‘삼성 플립’과 태블릿PC, 노트북PC 등 스마트기기를 지원했다. 또 환경에 따라 적합한 교육콘텐츠도 제공한다. 임직원이 멘토로 참여해 지원 기관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스마트스쿨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교육 봉사활동도 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인력 키워 취업난 해소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통해서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청년 취업난을 해결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만 29세 이하의 4년제 대학 졸업자나 졸업예정자가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에 들어갈 수 있는 대상이다. 이곳에 입학하면 1년간 주 5일 8시간씩 소프트웨어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교육은 3단계로 나뉜다. 1학기는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언어 등 기초를 쌓기 위한 ‘몰입형 코딩 교육’으로 구성됐다. 2학기에는 이론 강의 없이 100% 프로젝트 기반의 ‘자기주도형 실전 학습’을 한다. 학기가 끝난 뒤 한 달간 취업 특강 등 ‘잡 페어’가 열린다. 성적우수자는 삼성전자 해외연구소에서 실습도 받을 수 있다. 1기 입학생 5명은 3주간 우크라이나 삼성 연구소에 방문해 현지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헬스케어 프로그램과 연동해 자신이 걸은 만큼 디지털 애완동물이 성장하도록 설계한 ‘피티몬’이라는 앱이다.
높은 취업시장 문턱도 가뿐하게 넘고 있다. 1기 학생 5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200여 명이 조기 취업에 성공했다. 아카데미 수료생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 올 상반기 공채를 통해 삼성에 입사한 26명을 포함해 약 200명의 수료생이 KT, 네이버, 기업은행 등에 취업했다. 신한은행은 아카데미 이수자만 따로 뽑는 ‘특별전형’을 개설할 정도다. LIG넥스원, 대보정보통신 등 20여 개 기업에서 아카데미 출신에게 우대 혜택을 주고 있다.
교육비는 무료다. 학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매달 100만원의 교육지원비도 지급한다. 대기업이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 사례는 있지만 지원금까지 지급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5년간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데 4996억원을 투자한다. 교육생 한 명당 5000만원꼴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까지 5년간 ‘소프트웨어 전사’를 1만 명까지 육성할 계획이다.
청소년 창의성 기르는 융합형 소프트웨어 교육
소프트웨어 교육은 취업준비생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2013년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했다. 초·중·고등학생들이 창의적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까지 학생 4만6000명, 교사 1700명이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거쳐갔다. 2017년부터 교육 프로그램을 융합형으로 개선했다. 학생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점차 복잡해지는 만큼 분절된 지식으로는 풀 수 없기 때문이다. 전국의 교사, 교수 등 교육전문가들이 모인 미래교사단을 통해 학년, 수업시수, 수업형태 등 기존의 틀을 깬 다양한 교육 혁신 실험을 하고 있다. 교육 모델 개발, 모델 수업 적용, 성과 연구, 일반 학교 확산, 우수인재 양성 및 발굴 순으로 이뤄진다. 2017년에는 개발한 수업 모델을 APEC 미래교육 포럼에서 발표했다.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도 연다. 지난해 ‘행복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주제로 열린 제4회 ‘삼성전자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에는 2403개 팀 6335명이 참여했다. 총 23개 팀이 수상했다. 대상은 ‘패키지 여행 가이드 앱’을 개발한 채드윅국제학교의 정동윤 학생이 받았다. 수상자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국제 소프트웨어 관련 행사 참여 기회가 주어졌다. 패키지 여행 가이드 앱은 여행 가이드로 일하는 가족의 고충을 해결해주기 위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여행 시 가이드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인원 확인과 공지 전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삼성전자는 사회적 난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 주변의 불편함과 사회 현안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을 2013년부터 열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