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종료에 승객들 "협상타결 정말 다행…아직 불편"

노조측 업무복귀명령에도 운행 정상화까지 1∼2일 더 걸려
닷새간 이어진 전국철도노조의 총파업이 25일 철회되자 지하철·철도 이용객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철도 운행이 완전히 정상화하기까지 며칠간의 시일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자 시민들은 출근길 '지각 걱정'을 털어내지 못했다.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용산역에서 만난 직장인 서모(26)씨는 "지난주 내내 지각 걱정하면서 사람들 사이에 끼어 오느라 힘들었다"며 "파업이 철회됐다고는 하는데 소셜미디어(SNS)를 보니 오늘도 급행열차가 지연되고 해서 상황이 별로 나아진 게 없는 것 같더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오늘도 평소보다 40분 일찍 나왔다"며 "협상이 타결된 건 다행이다. 빨리 (열차 운영이)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도림역에서 만난 회사원 임모(52)씨는 "파업이 끝나서 정말 다행"이라며 "1호선을 매일 타는 사람으로서 진짜 불편했다"고 강조했다.

임씨는 "1호선은 워낙 사람이 많은데 이번 파업 기간에 출퇴근 시간이면 숨을 못 쉴 정도였다"며 "파업이 끝났어도 아직은 불편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는데, 어서 평소대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노사가 협상 타결을 발표하고 파업 종료도 선언했지만, 지하철 배차 간격은 여전히 들쑥날쑥했다.

오전 8시 20분께 용산역에는 10분 넘게 전동차가 도착하지 않아 시민들을 초조하게 만들더니 이후 4대가 잇따라 도착하기도 했다.

먼저 온 열차는 발 디딜 틈 없이 '만원사례'를 이뤘고, 뒤이어 온 열차들은 거의 텅텅 빈 채로 플랫폼을 떠나기도 했다. 평소 1시간 거리를 지하철로 출퇴근한다는 최모(29)씨는 "파업 기간에 출근에만 1시간40분이 걸렸다"며 "파업을 미리 생각하고 일찍 나왔는데 배차 간격이 제멋대로여서 소용이 없었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최씨는 "파업이 끝났다지만 오늘도 체감상으로는 지난주 파업 때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며 "춥고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모(30)씨는 "지난번 파업 때도 불편했는데, 이런 파업이 되도록 없었으면 좋겠다"며 "시민을 볼모로 잡는 파업인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 조합원들에게 업무복귀명령을 내렸지만, 열차 운영이 정상화하기까지는 1∼2일이 더 소요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하철역에서는 오전 9시가 지나도 별다른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시간표상 오전 8시 56분에 용산역에 도착했어야 할 소요산행 열차가 9시 13분에 도착했고, 9시 7분 도착 예정이던 광운대행 열차는 4분 지연되기도 했다.

김모(32)씨는 "오늘 파업이 끝났다는데 아침에 체감하기가 어렵다"며 "어서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도림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영등포로 출퇴근한다는 황모(66)씨는 "그동안 오래 기다리느라 추웠다"며 "어서 불편이 줄었으면 좋겠다"며 웃음 지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