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왕 오른 고진영…한국인 최초 LPGA투어 전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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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부상 딛고 공동 11위 선전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이 한국인 최초로 올해의 선수, 상금왕, 평균타수 1위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 시즌 차지할 수 있는 주요 타이틀을 모두 휩쓸었다.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을 올린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어워즈와 시즌 최다승(4승), 최다 ‘톱10’ 등을 포함하면 7개 타이틀 독식이다.
누적상금 277만弗로 1위 지켜
최저타수상 '베어트로피'도 꿰차
고진영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GC(파72·6556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2019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 최종 라운드를 1언더파 71타로 끝냈다. 버디 2개, 보기 1개를 적어냈다.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대회 상금 5만9360달러(약 7000만원)를 받은 고진영은 시즌 누적 상금을 277만3894달러(약 33억원)로 불려 시즌 상금 랭킹 1위를 확정했다. 한국 선수가 LPGA투어 상금왕에 오른 건 2009년 신지애(31), 2010년 최나연(32), 2012·2013년 박인비(31), 2017년 박성현(26)에 이어 통산 여섯 번째, 선수 기준으론 다섯 번째다.
평균타수가 가장 낮은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도 거머쥐었다. 69.062타를 기록해 69.408타의 김효주(24)를 제치고 1위를 꿰찼다. 한국 선수로는 2003년 박세리(42), 2004년 박지은(40), 2010년 최나연, 2012·2015년 박인비, 2016년 전인지(25)에 이어 통산 일곱 번째(선수 기준 여섯 번째)다. 고진영은 “엄청난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오늘 최선을 다했지만 퍼트가 좋지 않아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의 선수상은 이 대회 전 수상이 결정됐다. 한 시즌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베어트로피를 모두 가져간 것은 한국 선수 중 고진영이 처음이다. 에리야 쭈타누깐(24·태국·2018년), 스테이시 루이스(34·미국·2014년), 쩡야니(30·대만·2011년) 등 몇 년에 한 번꼴로 나오는 진기록이다. 고진영은 메이저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와 톱10에 가장 많이 든 선수에게 주는 ‘리더스 톱10’상까지 수상하는 등 한 시즌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을 가져갔다. 올 시즌 메이저 대회 2승을 포함해 4승을 수확한 게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데뷔해 신인상을 받은 지 불과 1년 만에 LPGA투어를 평정한 것이다. 올 8월에는 114개 홀 연속 보기 없는 경기를 펼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의 기록(110개 홀 연속)을 뛰어넘기도 했다.고진영은 “시즌이 끝나 홀가분하다”면서도 “끝이 아니고 시작인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고진영은 오는 29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박인비인비테이셔널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할 예정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