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누가 양보했나? 일본 '완벽한 승리' 주장에 청와대 '발끈'

지소미아 파국 모면했지만 갈등↑
아베 "일본은 양보 안했다" 발언
청와대 "일본에 강력 항의"
23일 일본 주요 조간신문들의 1면 지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정지 소식을 머리기사로 다뤘다. 사진=연합뉴스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유예하며 가까스로 파국을 피한 한일 양국이 다시 충돌하고 있다.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 유예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은 아무런 양보를 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한국이 먼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 중단을 약속해 협의가 시작됐다"면서 "이번 지소미아 합의는 완벽한 일본의 승리"라고 자화자찬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한국에 대해 시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제한 조치가 자유무역 원칙에 어긋난다며 지난 9월 11일 WTO에 제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의도적 왜곡·부풀리기이며 견강부회"라며 이례적으로 강경 대응에 나섰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최근 양국 발표를 전후한 일본 측의 몇 가지 행동에 깊은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식의 행동이 반복되면 한일 간 협상 진전에 큰 어려움이 있게 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경고했다.

정 실장은 "이런(일본 측 주장대로) 내용으로 협의가 됐다면 (22일의)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했다'거나, '일본 외교의 승리' '퍼펙트 게임' 주장 등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자기 식으로 하는 '견강부회'다. 외교협상에 있어 신의성실의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일본의 왜곡 발표에 강력 항의해 외교라인을 통해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요미우리 신문은 24일 외무성의 한 간부를 인용 "그런(한국에 사과한) 사실이 없다"고 보도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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