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값 받는 중고차 시장…경매·수출 급성장

현대글로비스 오토벨 중고차 이야기

7만2184대 출품 4만7105대 낙찰
올 경매 낙찰률 65%까지 치솟아

리비아 등 중동지역 수출도 급증
10월까지 36만대…작년기록 넘어
현대글로비스의 한 컨설턴트가 중고차를 매입하기 위해 성능 점검을 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제공
중고차의 유통 경로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인 간 직거래를 하거나 주로 자동차 매매단지에서만 중고차를 사고팔았다.

하지만 요즘은 전문적인 중고차 매입 서비스가 등장했고, 중고차 경매와 수출도 보편적인 중고차 거래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이 가운데 중고차 경매 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7년 57.5%였던 현대글로비스 중고차 경매장의 평균 경매 낙찰률은 2018년 62.4%로 60%대를 돌파했다. 올해는 10월 말 누적 기준 평균 낙찰률이 65.3%까지 올랐다.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7만2184대가 출품돼 4만7105대가 낙찰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중고차 경매 출품 100만 대를 달성하기도 했다.

중고차 경매 시장이 성장할수록 현대글로비스의 오토벨 등 중고차 매입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이득을 본다. 현대글로비스 오토벨은 매입가를 정할 때 자사 경매장의 낙찰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중고차 경매 시장이 활성화돼 낙찰가와 낙찰률이 올라가면 중고차 매입 시세도 올라가고, 매입 시세가 올라가면 양질의 중고차가 또다시 경매장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중고차 매입 서비스와 경매장은 선순환 구조를 이루며 함께 발전하고 있다.
중고차 수출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중고차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중고차 수출이 늘어나는 것은 중고차를 판매하는 개인에게도 호재다. 매각 희망 차량이 국내에서 인기가 덜하더라도 수출이 가능한 상태라면 희망가 대비 높은 가격에 차량을 판매할 확률이 높아진다.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중고차 수출은 10월 말 기준 36만 대를 돌파했다. 작년 한 해 동안의 중고차 수출대수를 이미 넘어섰다. 중고차 수출업 관계자들은 올해 중고차 수출이 역대 최고 대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출 대상 중고차 공급이 원활해 전망이 밝다. 연말엔 연식변경으로 인해 중고차 매물이 증가하고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중고차 수출 부동의 1위 리비아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작년 리비아로 수출한 중고차는 14만4417대였는데 올해는 9월에 이미 그 숫자를 넘어섰다. 한국 전체 수출 대수의 40% 이상이 리비아로 수출되고 있다. 특히 리비아는 다른 국가에서 높은 가격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대형 차량 등의 수요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중동으로의 중고차 수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만으로 수출하는 중고차 대수가 작년에 비해 올해 약 3배, 시리아는 약 0.5배 증가했다. 중동에서 한국 중고차는 좋은 품질 때문에 인기가 많다. 중동은 자갈길과 사막길이 많고 도로 사정이 열악해 4륜구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잘 팔린다. 같은 이유로 연식이 오래됐더라도 가격이 저렴하고 튼튼한 차량이면 수요가 높다. 구매한 지 오래된 SUV 차량 매각을 고민하고 있는 차주라면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정민 현대글로비스 연구원 jmlee@glovi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