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금융권 첫 다문화 장학재단 만들어…해외 문화체험 돕고 합동결혼식 지원

우리은행은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부부를 위해 합동 결혼식 ‘우리웨딩데이’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7월 열린 우리웨딩데이에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가운데)과 다문화 부부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은 업계 최초로 다문화장학재단을 세우고 다문화 가정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오고 있다. 다문화 가정 교육뿐 아니라 사회 적응, 문화 체험 등을 도우며 은행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업계 최초 다문화장학재단 설립우리은행은 2012년 200억원을 출연해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을 설립했다. 계열사와 함께 전문성 있는 사회 공헌 사업을 펼치기 위한 차원이다. 다문화 가정을 위한 별도 재단을 설립한 것은 금융권 최초다.

재단은 출범 이후 11차례에 걸쳐 다문화 학생 총 3740명에게 약 32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문화 학생들에게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며 “장학금을 학비 외에 교통비, 기숙사비 등으로도 사용이 가능토록 해 다문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는 지원 분야를 더욱 늘렸다. 육상, 농구, 사격, 미술, 음악, 어학 분야 등에 재능을 가진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특기 장학 분야 장학금을 신설했다. 교육 훈련은 물론 자격증 취득 및 대회 출전비용까지 지원한다. 지난 6월 37개국 400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6억3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금융 교육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이 경제·금융·재테크 등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재를 직접 만들어 나눠주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교재를 제작했다”며 “주요 국가의 언어로 번역해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쉽고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문화·여행 등 체험 활동 지원도 풍성

우리은행은 다문화 가정을 위해 교육 외에도 문화 수준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적극 실시 중이다. 다문화 가정을 위한 문화 행사인 ‘우리 스쿨’이 대표적이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공감대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플라워아트, 가죽공예, 필라테스, 케이팝 댄스, 사물놀이, 뮤지컬, 퍼포먼스 등 여러 종목 중에 원하는 것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유아, 초등학생 다문화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다문화어린이합창단’도 운영해오고 있다. 2012년 설립한 이 합창단에서는 합창교육과 공연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매년 30여 명의 다문화 어린이가 합창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단순히 노래를 배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개천절 국가공식 기념식, 세계인의 날 축하공연 등 다양한 공연 활동에 참여했다”며 “문화와 언어 차이를 극복하고 자아실현의 기쁨을 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해외 문화 체험 활동도 지원한다. ‘다문화 자녀 글로벌 문화체험단’에 뽑힌 다문화 자녀들은 매년 여름방학 기간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가고 있다. 체험단은 중고등학생 다문화 자녀 20명과 우리다문화장학재단 대학 장학생 10명으로 구성된다. 지난해에는 캄보디아를 방문해 △역사·문화·생태 탐방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 견학 △빈곤 아동들을 위한 식사조리 및 배식활동 등을 했다. 문화체험 활동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이 지원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부부를 위한 합동결혼식 ‘우리 웨딩데이’도 운영 중이다. 총 여덟 차례 결혼식이 열렸으며 재단이 결혼식부터 신혼여행까지 관련된 모든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결혼식에서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직접 주례를 서 다문화 부부의 행복과 안정적인 정착을 기원했다. 손 회장은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손 회장은 “다문화 자녀들이 언어 및 문화적 차이,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편견 등으로 꿈을 포기하거나 기회를 잃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다문화 자녀들이 특기와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키워 글로벌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와 지원을 통해 힘이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