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염혜란 "홍자영 드리프트 내가 봐도 명장면…사실은 초보운전" (인터뷰)

'동백꽃 필 무렵' 홍자영 역 염혜란
오정세와 부부 호흡…'국민 누나' 등극
'동백꽃 필 무렵'에 출연한 배우 염혜란 /사진=에이스팩토리
'동백꽃 필 무렵'에서 폭풍 운전실력을 자랑하던 배우 염혜란이 사실은 초보운전이라고 고백했다.

26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국민 누나'로 등극한 배우 염혜란을 만났다. 염혜란은 "지난주 방송이 끝났는데 스페셜이 나간다고 한다. 메이킹도 나가고 시간상 잘린 부분도 담기게 됐다. 배우들도 어떻게 나갈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염혜란은 박력 매력을 뿜어내며 시청자의 취향을 저격했다. 무려 ‘워너비 언니', '국민 누나’라는 수식어까지 얻으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홍자영 캐릭터에는 염혜란의 숱한 고민들이 묻어 있었다.

그는 "홍자영의 마지막 장면 중 잘린 부분이 있다. 떡을 먹으며 시장 상인을 만나러 와서는 임신에 대한 늬앙스를 풍긴다. 아쉽다기 보다 자영이 시장 상인과 호흡하는 부분이 많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자영이 공동체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라 좋았는데, 방송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덜어내신 것 같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카리스마와 인간미의 간극을 유연하게 오가며 홍자영 캐릭터에 힘을 실은 염혜란은 여유로우면서도 쿨한 에티튜드로 캐릭터 전반의 매력적인 톤을 완성시켰다. 대사 하나하나를 살리는 특유의 연기 템포로 촌철살인 매력까지 더한 염혜란은 작은 디테일 하나도 ‘홍자영스러움’을 놓치지 않았다.

홍자영은 마지막 방송에서 노규태의 멜빵을 당기며 유혹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원래 대본에 없었던 부분"이라며 애드리브라고 밝혔다.

염혜란은 "사실 규태가 '홍자영이!'하며 울컥하는 게 끝이었다. 그런데 규태가 멜빵을 입고 있더라. 오정세와 둘이 만들면서 '잘릴 수 있다' 생각하고 연기했는데, 본 방송에 나와서 너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로맨스가 부각되면서 주체적인 홍자영이란 인물이 갑자기 달라질까 두려웠다. 주체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연기했다.작가님이 좋아하셨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동백꽃 필 무렵'에 출연한 배우 염혜란 /사진=에이스팩토리
임상춘 작가의 대본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문이 정말 디테일하게 나와있어서, 배우들이 군더더기 붙이는게 미안할 정도였다"면서 "(오정세 배우와) 애드리브가 허용되는 장면에서 했다"고 말했다.

'걸크러시' 매력을 뽐내 명장면이라고 꼽히는 드리프트 장면에 대해 염혜란도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너무 통쾌했다. 제가 봐도 명장면"이라며 "이거 잘 해내고 싶다.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이런 여성으로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전을 사실 잘하지 못한다. 스턴트 팀이 계셨다. 시청자가 실망할까봐 말씀 드리기 주저했다. 직진 정도는 제가 했는데 너무 초보 운전이었다"라고 귀띔했다.

염혜란은 눈빛에는 카리스마를, 대사에는 설득력 있는 연기를 더했고 그 안에서 유쾌한 재미까지 잡아냈다. 결혼 반지를 낀 네 번째 손가락을 뻗어 보일 때의 노련함, 취중 진심을 '발 박수'로 표현하는 예상치 못한 디테일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했고, 홍자영을 어느 하나 부족함 없는 완벽한 캐릭터로 완성하며 매력을 배가시켰다. 연극 무대부터 시작된 염혜란의 연기 내공이 제때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다년간 다수의 작품을 통해 선과 악을 넘나들고, 매번 새로운 얼굴을 선보여 온 염혜란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홍자영을 남녀노소의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멋진 인물'로 만들었다. 마지막까지 위로와 감동을 전하며 따뜻하게 꽃을 피운 작품 속, 홍자영을 만나 연기 꽃을 새롭게 피운 염혜란이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알리며 이제는 '염혜란 필 무렵'의 때를 맞았다.'동백꽃' 이후 염혜란은 JTBC '드라마 스테이지-오우거'에 출연했고, 지난 6월 크랭크인한 영화 '특송', 11월 촬영을 앞둔 '새벽전야'에 출연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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