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에 청와대 "검찰 수사는 검찰이 잘 알 것"

유 전 부시장 영장실질심사 오는 27일 진행
영장 발부시 감찰무마 의혹 윗선 수사 가속화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2일 새벽 조사를 마치고 서울 동부지검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뇌물 등을 받고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유재수(55)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청와대는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부시장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 대한 조사 등 점차 청와대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는 검찰이 잘 알지 않겠나"라며 "지금까지 있었던 다른 수사들에 대한 입장과 똑같은 입장"이라고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은 올해 2월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의 고발로 인해 불거졌다. 김 전 수사관은 특감반 소속일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제보를 받아 감찰조사를 하던 중 윗선의 지시로 조사가 중단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 전 부시장 감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박형철 비서관, 이인걸 전 특감반장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 국장급으로 근무할 당시 여러 업체로부터 각종 금품·향응을 제공받은 대가로 해당 업체가 금융위원장 표창장을 수여받도록 하는 등 편의를 봐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자산운용사 등 금융위의 관리감독을 받는 여러 업체로부터 차량, 자녀 유학비, 항공권, 오피스텔, 차량 운전사, 골프채 등을 제공받는가 하면 특정 업체에 동생을 취업시키고, 자신이 쓴 책을 업체가 대량 구매하도록 하는 등 뇌물수수 정황을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런 과정을 거쳐 업체 측이 유 부시장을 통해 받은 금융위원장 표창장은 실제로 제재 감경효과가 있어 뇌물죄 구성에 필요한 대가관계가 명확히 입증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한 업체로부터 부동산 구매자금으로 수억원을 빌렸다는 의혹도 살펴본 결과 상당 부분을 돌려준 것이 확인돼 차액 1천만원가량만 뇌물로 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애초 유 전 부시장이 받은 금품·향응 총액을 2억원 안팎으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동생이 유착 업체에 취업해 받은 급여는 뇌물액으로 산정하기에 법리적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대가성이 특정되는 취업기회를 제공받았다는 점을 다른 뇌물 혐의와 함께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재직 당시 이같은 비위 의혹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받았으나 별다른 징계조치를 받지 않은 채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부산시 부시장으로 취임했다가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7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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