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치마는 무릎 위 5㎝, '찢청' 금지…여중 용의 규정 논란

광주 교육단체 "생활지도 명분으로 정서적 학대"
광주의 한 여자중학교에서 복장, 머리카락 등 용모를 과도하게 단속해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6일 광주 A 여중 용의 및 생활 규정에 따르면 이 학교는 학년별로 모든 교사가 학급을 구분하지 않고 쉬는 시간, 수업 시간 중 수시로 점검하는 것을 원칙으로 각종 금지 사항을 규정했다.

체육복 등하교, 교복 원형 변조를 절대 금지했다.

치마 길이는 무릎 위 5㎝ 이하로 하고 겨울에는 블라우스 대신 목까지 올라오는 티셔츠를 허용하되 목에 상표가 쓰여있지 않은 검은색, 흰색, 회색으로 제한했다. 머리카락은 '커트'형, 단발머리, 묶은 머리 중 선택하도록 했으며 무스, 젤 등 헤어용품 사용은 불허했다.

종교 반지를 제외한 귀걸이·목걸이·팔찌 등 액세서리 착용, 매니큐어 사용, 색조 화장도 금지했다.

별도의 수학여행 용의 규정에서는 '4부 바지'까지 허용하면서 무릎 등 살이 노출될 수 있는 '찢청'(찢어진 청바지)은 입지 못하도록 했다. 신발은 운동화만 착용해야 한다.

학생들은 대자보와 포스트잇 등을 교실에 붙이며 단속 규정을 비판하고 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학교 생활 규정을 제·개정하도록 한 초·중등 교육법, 광주 학생인권 조례 등 관련 법령에 어긋난 전근대적 지침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광주 교육단체인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시민모임은 "교복 블라우스 안 속옷 색깔까지 세세하게 단속하고 머리카락을 묶을 도구까지 지정한 상황에서 머리카락 색이 원래 밝은 학생은 검은색으로 염색을 강요받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생활지도라는 명분으로 반교육, 반민주, 반인권적이고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A여중 관계자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규정을 개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