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은 인조 코뿔소뿔 개발…밀렵 근절에 도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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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연구진, 멸종 예방한다며 흡사한 '가짜' 제작
"유통되면 진짜가격 하락" vs "오히려 수요 늘릴 우려" 멸종 위기 코뿔소 보도방안으로 인조 코뿔소뿔이 개발됐지만 그 효과를 놓고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밀렵으로 죽은 코뿔소는 892마리로 집계됐다.
2015년 밀렵된 개체수 1천349마리보다는 적지만 밀렵은 멸종 위기 코뿔소에 여전히 심각한 위협이다.
코뿔소 밀렵이 성행하는 건 중국과 베트남 등 동아시아에서 코뿔소뿔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밀렵 예방대책으로 최근 중국 연구진은 인조 코뿔소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프리츠 발러스 박사 등 중국 푸단(復旦)대학교 연구진은 말총, 액화 실크, 셀룰로스를 이용해 인조 코뿔소뿔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코뿔소뿔이 코뿔소의 콧털과 분비물이 뭉쳐 만들어진 데 착안, 코뿔소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말의 털을 액화 실크와 셀룰로스로 뭉쳐 굳힌 것이다. 발러스 박사가 만든 인조 코뿔소뿔은 현미경으로 봐도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외관이 같고, 화학적 성질도 유사해 자르거나 갈았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내며, 태울 때 나는 냄새마저도 동일하다.
진짜와 구별하기 힘든 인조 제품을 대량 유통하면 진짜 코뿔소뿔의 가격이 내려가고 미신적 관념도 사라져 밀렵 수요도 사라질 수 있다고 연구진은 기대했다. 그러나 동불보호 운동가 등을 중심으로 가짜 코뿔소뿔은 필요하지도 않고 되레 위험하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5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진짜와 구별하기 매우 힘든 인조 제품이 나중에야 가짜로 드러나는 일이 반복되면 결국에는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웨이크포레스트대학의 경제학자 프레더릭 첸은 "시장에 품질 불확실성을 형성하면, 혼란을 일으키고 결국 코뿔소뿔 시장을 붕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는 인조 코뿔소뿔이 수요를 조장할 수 있고, 당국의 단속 실효성과 의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물보호단체 와일드에이드의 피터 나이츠 최고경영자(CEO)는 "먼저 개발된 가짜 제품이 많이 시장에 나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로, 그러한 접근 방식은 이미 실험 중인 것"이라면서, 인조 제품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이츠 CEO는 베트남에는 '코뿔소뿔'이라고 팔리는 제품의 90%는 물소뿔 등 가짜인데도 코뿔소 수요가 줄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가짜를 범람시켜 진짜의 수요를 줄인다는 전략은 위험이 크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코뿔소뿔 인기를 떠받치는 부유층과 권력층은 '믿을 만한' 공급선에서 진짜를 사들이기 때문에 가짜로 코뿔소뿔의 밀렵 수요를 줄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연보호단체는 현재로선 부유한 엘리트층 등 수요자의 인식을 바꾸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보호단체 '네이처 니즈 모어'의 린 존슨 박사는 "과학이 효과가 없을 때를 알아야 한다"면서 "가짜 코뿔소뿔 전략은 현재 수요에 내재한 구매 욕망과 영리 추구 본성에 대한 이해 결핍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유통되면 진짜가격 하락" vs "오히려 수요 늘릴 우려" 멸종 위기 코뿔소 보도방안으로 인조 코뿔소뿔이 개발됐지만 그 효과를 놓고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밀렵으로 죽은 코뿔소는 892마리로 집계됐다.
2015년 밀렵된 개체수 1천349마리보다는 적지만 밀렵은 멸종 위기 코뿔소에 여전히 심각한 위협이다.
코뿔소 밀렵이 성행하는 건 중국과 베트남 등 동아시아에서 코뿔소뿔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밀렵 예방대책으로 최근 중국 연구진은 인조 코뿔소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프리츠 발러스 박사 등 중국 푸단(復旦)대학교 연구진은 말총, 액화 실크, 셀룰로스를 이용해 인조 코뿔소뿔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코뿔소뿔이 코뿔소의 콧털과 분비물이 뭉쳐 만들어진 데 착안, 코뿔소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말의 털을 액화 실크와 셀룰로스로 뭉쳐 굳힌 것이다. 발러스 박사가 만든 인조 코뿔소뿔은 현미경으로 봐도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외관이 같고, 화학적 성질도 유사해 자르거나 갈았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내며, 태울 때 나는 냄새마저도 동일하다.
진짜와 구별하기 힘든 인조 제품을 대량 유통하면 진짜 코뿔소뿔의 가격이 내려가고 미신적 관념도 사라져 밀렵 수요도 사라질 수 있다고 연구진은 기대했다. 그러나 동불보호 운동가 등을 중심으로 가짜 코뿔소뿔은 필요하지도 않고 되레 위험하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5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진짜와 구별하기 매우 힘든 인조 제품이 나중에야 가짜로 드러나는 일이 반복되면 결국에는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웨이크포레스트대학의 경제학자 프레더릭 첸은 "시장에 품질 불확실성을 형성하면, 혼란을 일으키고 결국 코뿔소뿔 시장을 붕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는 인조 코뿔소뿔이 수요를 조장할 수 있고, 당국의 단속 실효성과 의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물보호단체 와일드에이드의 피터 나이츠 최고경영자(CEO)는 "먼저 개발된 가짜 제품이 많이 시장에 나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로, 그러한 접근 방식은 이미 실험 중인 것"이라면서, 인조 제품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이츠 CEO는 베트남에는 '코뿔소뿔'이라고 팔리는 제품의 90%는 물소뿔 등 가짜인데도 코뿔소 수요가 줄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가짜를 범람시켜 진짜의 수요를 줄인다는 전략은 위험이 크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코뿔소뿔 인기를 떠받치는 부유층과 권력층은 '믿을 만한' 공급선에서 진짜를 사들이기 때문에 가짜로 코뿔소뿔의 밀렵 수요를 줄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연보호단체는 현재로선 부유한 엘리트층 등 수요자의 인식을 바꾸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보호단체 '네이처 니즈 모어'의 린 존슨 박사는 "과학이 효과가 없을 때를 알아야 한다"면서 "가짜 코뿔소뿔 전략은 현재 수요에 내재한 구매 욕망과 영리 추구 본성에 대한 이해 결핍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