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래 사장 "경력직 치우친 채용보단 자라날 새싹 뽑아 키워 일자리창출 책임 다해야"

조홍래 사장의 '공채 예찬'

경제·경영학 전공뿐만 아니라
운용사도 인문·과학 인재 필요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공채 예찬론자’다. “자산운용업계가 수년간 크게 성장했지만, 자라날 새싹을 뽑아 공들여 키우기보다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경력직 위주로 채용하는 데 골몰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275곳에서 일하고 있는 인력은 총 1만 명에 달하지만 이들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하는 인원은 연간 100명이 채 안 된다. “매년 1000명가량을 채용하는 증권사가 자본시장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운용업계도 지속적으로 대졸 공채를 확대해 인재 양성과 청년 실업 해소라는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게 조 사장의 지론이다.한국투자신탁운용은 1974년 한국 최초의 투자신탁사로 설립된 이후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매년 대졸 공채를 시행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채용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이 설명회에 300여 명의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운용업계에 대한 취준생(취업준비생)의 지식이 부족한 점도 문제”라는 게 조 사장의 진단이다. 조 사장은 “젊은 취준생들 얘기를 들어보면 운용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대학 주식동아리 회원들이나 가는 회사라는 선입견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조 사장은 “운용사에도 경제·경영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등 다양한 전공의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신입 직원이 주식 종목 몇 개 더 잘 안다고 해서 10~20년 뒤 펀드매니저로 성공할 것이란 보장이 어디 있겠느냐”며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갖춘 인재들이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게 회사로서도 훨씬 좋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