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 인사 마무리"…손태승 회장 말에 '술렁'

현장에서

금융부회장·행장 노리는 전직관료·임원
우리금융그룹 인사에 촉각
일부는 정치권 찾아 지원 요청도

박신영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증거다.” “파생결합증권(DLS) 사태로 흔들리는 조직을 다잡기 위한 말일 뿐이다.”

27일 금융권은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행장 자리를 두고 술렁였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계열사 대표회의에서 한 말이 전해지면서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12월 중순까지 인사를 마무리하겠다”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A계열사 대표는 손 회장의 언급에 대해 “우리은행장 인사를 포함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조직 안정을 위해 회장직은 유지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의 DLS 관련 징계 범위와 수위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임원 인사를 언급한 것은 그만큼 회장직 연임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B계열사 대표의 말은 달랐다. 그는 “DLS 사태 이후 손 회장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는 등 조직이 흔들리자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발언일 것”이라고 봤다.손 회장의 말 한마디가 이처럼 금융권 전체에 퍼지고 다양한 해석을 낳는 것은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 자리에 도전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고, 은행장 임기는 내년 12월이다. 차기 우리금융 회장과 행장에 관심을 두고 있는 한 인사는 “손 회장이 행장직을 내놓은 채 연임한다면 행장 자리를 위해 뛰어야 하고, 회장직에서도 물러난다면 회장과 행장 중 선택해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회장 혹은 행장 후보로 언급되는 사람도 다양하다. 전직 금융위원장부터 금융회사의 전·현직 임원, 금융관련 전직 연구소장까지 때 이른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임원 인사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DLS 사태에 대한 감독당국의 제재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관련 임직원에 대한 금감원에 징계 결과를 고려해서 인사를 할 수 밖에 없다. 몇몇 사람은 이미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 자리를 얻기 위해 국회 등을 찾아다니며 힘을 실어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우리은행의 한 전직 임원은 “DLS 사태보다 CEO 자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치판’이 조직에 더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걱정했다.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