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내달 4일 방한…선물 들고 올까, 압박하러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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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갈등 이후 첫 방문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사진)이 다음달 4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의 후유증 해소를 위한 양국 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한령·북핵 문제 등 협의
시진핑 방한 일정도 조율할 듯
외교부는 왕 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공식 방한한다고 28일 밝혔다. 왕 장관의 단독 공식 방한은 2014년 5월 이후 5년7개월 만이다. 2017년 초 양국 간 사드 갈등이 본격 불거진 이후에는 단독 방한이든, 다자 회의 참석차든 왕 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외교부는 “강 장관은 왕 장관과 회담을 하고 한·중 양국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문제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며 “이번 방한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외교당국 간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보다 내실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이 2017년 6월 취임한 이후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해외에서 총 여덟 차례 열렸다.
강 장관과 왕 장관은 다음달 말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 일정을 조율하고, 시 주석의 방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이 사드 갈등 이후 경제·문화 교류를 제한한 조치인 ‘한한령’(한류 규제) 완화를 위한 구체적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왕 장관은 추궈훙 주한중국대사가 이날 국회 강연에서 밝힌 것처럼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중거리 미사일의 동아시아 배치 가능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만남에서 인권전문가 출신인 강 장관이 중국 내 인권 문제에 우려를 전달할지도 주목된다. 중국에서는 민주주의 확대를 원하는 홍콩 시위 격화뿐만 아니라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 들어선 ‘직업훈련소’들이 대규모 구금 시설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왕 장관이 일본을 찾아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회담했을 때는 중국 내 인권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모테기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신장웨이우얼자치구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당시 회담에서 중국 내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를 왕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