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병원 이송…한국당 '패스트트랙 강경투쟁' 예고

당내 협상론 위축될 듯…패스트트랙 정국 변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 8일만인 27일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한국당 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 기류가 한층 강경해질 전망이다.이는 여야의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에 작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先) 패스트트랙 철회, 후(後) 협상'라는 한국당의 기조가 한층 공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을 결사 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였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은 받고 선거법은 막자'는 협상론도 조심스레 부상하던 터였다.하지만 황 대표가 의식을 잃으면서까지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당내 협상론을 공공연하게 꺼내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패스트트랙 문제에 대해 의원들이 더 강경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미 일부 의원은 황 대표의 건강이 악화하는 과정에서 "제1야당 대표의 죽음을 각오한 단식을 조롱하고 폄훼한다"며 여권을 향한 강한 적개심마저 내보이던 상황이다.이에 따라 속도를 내던 여야 3당 원내대표의 패스트트랙 협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당의 전략적 유연성이 줄어들며 대치 전선이 가팔라질 공산이 있다.

12월 3일 공수처법이 본회의에 부의되면 이후 언제라도 법안이 상정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인 만큼 자칫 정국 파행을 부를 수도 있다.다만 나경원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황 대표 이송 이후의 전략은) 논의 중이고 숙의 중"이라며 "당장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일부 의원들은 극한투쟁을 다짐했다.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제 남은 싸움은 우리에게 맡겨달라. 우리가 목숨 걸 차례"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