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재미한인과기협회장 "조만간 재미한인, 과학 노벨상 탈 것"

조술연 회장, 내년 8월 12∼15일 한미과학기술학술대회 준비차 방한
"1971년 설립된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재미한인과기협회)는 70여 개 지부에 3만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어요. 멀지 않은 장래에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년 7월 1일 임기를 시작할 조술연(51) KSEA 차기 회장은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인이 과학기술, 물리, 의학 등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을 때가 됐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이 같이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건축과 부교수인 그는 "올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수상자들 대부분은 70대를 넘은 고령층"이라며 "그렇지만 한국 대학 이들 연구분야에서는 70대 이상의 학자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재미한인과기계와는 달리 국내 과학계에서 노벨수상자 배출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같은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려면 "끝까지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밀어줘야 하고, 교수가 65세 되면 정년을 맞이하는 제도도 운용의 묘를 잘 살려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동시에 다른 나라 과학자와 공동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노벨상 때문에 한국 대학교수의 정년 제도를 연장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 "단지 미국, 영국, 일본 등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들과 비교할 때 연구 풍토가 그렇다는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조 차기 회장은 1999년 KSEA 회원에 가입한 후 2011년 이후 노스캐롤라이나 지부장, 본부 디렉터와 부회장을 거쳐 올해 4월 치러진 선거에서 제49대 회장에 당선됐다.

그는 8월 12∼15일 캘리포니아주 하야시 리젠시 오렌지카운티에서 열릴 '2020 한미과학기술학술대회'(UKC 2020)를 준비한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협력센터가 공동 개최하는 행사다. 조 차기 회장은 "UKC 2020 주제를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를 위한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과학을 융합하다'로 정했다"며 "이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인간 본연의 가치가 상실될 우려가 있기에 필연적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등과 융합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이 우리에게 부를 가져다주지만, 인문학(인간성)이 결여되면 삭막해진 세상이 될 수 있기에 과학기술을 개발할 때부터 인간이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주제를 소화하기 위해 내년 UKC는 과학, 공학, 기술 분야 13개 분과의 심포지엄과 함께 인문학, 예술, 사회과학과 융합하는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신설한다.

그에 걸맞은 노벨상 수상자와 저명인사를 기조 강연자로 초빙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의 귀한 얘기를 경청하면서 토론하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한국과 미국의 대학 총장들이 참여하는 포럼을 비롯해 과학기술 외교포럼, 창업 프로그램 포럼, 영 제네레이션 포럼 등을 기획하고 있다.

그는 "KSEA가 미국 한인 과학자를 대표하는 기관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계속 유지하고, 특히 인문사회 과학까지 함께 포괄할 수 있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출신인 그는 울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군 복무 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근무하다 1999년 유학차 도미했다.

텍사스 A&M 유니버시티 기계공학 석사와 동 대학 건축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2008년 워싱턴D.C. 소재 가톨릭대 교수로 근무하다 2011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건축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제로 에너지빌딩, 스마트 시티, 인공지능 기반 빌딩 자동화 등 분야에서 논문 70여 편을 발표했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건설기술연구원 등 기관과 국책 과제를 연구했고, 미국에서도 관련 분야 과제를 수행했다. UKC 2020 준비와 홍보차 방한한 그는 29일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이동해 재중국한인과학기술자협회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