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팽목항 세월호 가족숙소 지원 중단…전기·수도료 체납

올해 초부터 특별교부세 지원 끊기자 진도군 자체 예산으로 충당
정부가 올해 초부터 진도 팽목항 세월호 가족 시설 예산 지원을 중단했다.팽목항 세월호 가족 숙소에 수도요금과 전기료 독촉 통지서가 날아드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팽목기억공간 조성을 위한 국민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팽목항 가족 숙소를 지키는 유가족 고영환(고우재군 아버지)씨는 지난 11일 수도 단수 예고문과 전기료 독촉 통지서를 받았다.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전력은 각각 2개월분의 이용료가 체납됐다고 안내했다.정부는 2014년 11월 세월호 수색 종료를 선언하고 범정부사고대책본부를 해체한 후 특별교부세 형태로 팽목항 가족 숙소 컨테이너 임대료와 전기·수도 요금 등을 지원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특별교부세 지급이 중단되면서 진도군 자체 예산으로 이를 충당하고 있다.

내부 청소 관리, 방문객 대응 등은 세월호 가족들이 해결해왔다.전기 수도요금 납부 중단에 대해 대책위는 진도군이 팽목항을 진도항으로 개발하려는 사업에 속도를 내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으로 보고 있다.

진도군은 "자동 이체 방식이 아니라 담당자가 실수했다"며 "전에도 1∼2개월 늦은 적이 있으며 연체를 알고 바로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정부의 관심 부족으로 특별교부세가 중단된 데 따른 부작용을 그동안 진도군이 떠안았는데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팽목항에 세월호 기록관을 조성하려는 사업도 지지부진하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 5주기인 올해 4월 16일 팽목 4·16 기록관 조성을 약속했지만, 진도항 개발 사업과 맞물려 진척이 없는 상태다.

대책위 관계자는 "세월호 특수단의 참사 조사가 다시 시작되고 현장인 팽목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팽목항의 외침이 허공에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대책위는 오는 30일 하루 동안 '팽목기억순례, 팽목항기억예술마당, 팽목벽화 그리기 행사'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