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5인치 TV, 휴대폰보다 싸다"…역대급 美블프 오늘 시작 [노정동의 3분IT]

한국시간 29일 블프 시작, 다음달 2일 사이버먼데이
삼성전자 제공
제조사들이 한국시간 29일 오후 2시 시작되는 미국 최대 쇼핑시즌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역대급 TV 할인전쟁을 벌인다. 연초 대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최대 60%까지 추락하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중국 TV제조사들은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본격 온라인 할인 공세에 들어갔다.미 유통업계는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11월 넷째주 금요일에 연중 최대 할인행사를 연다. 올해는 한국시간 기준으로 이날 오후 2시부터 30일 오후 5시까지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이어 다음달 2일에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다 팔지 못한 제품을 온라인에서 추가 세일하는 '사이버먼데이'가 이어진다.

업계에선 올해 대형 LCD 패널 가격이 크게 떨어져 LCD TV 제품에 대규모 할인이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55·65인치는 물론 일부 75인치 제품이 스마트폰 가격보다 더 저렴해지는 '가격 역전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4K 화질 QLED UHD TV를 최대 1800달러(210만원)까지 할인한 가격에 판다. 대표적으로 4K 화질 82인치 QLED UHD TV를 기존 가격(3799.99달러)에서 1800달러 내린 1999.99달러(약 233만원)에 판매한다. 같은 모델 65인치는 999.99달러(약 116만원), 55인치는 699.99달러(81만원)까지 할인한다. 대부분 기존 권장소비자 가격의 50%까지 할인해 파는 '반값 행사'다.일부 75인치 모델에선 스마트폰보다 저렴한 제품도 등장했다. 삼성은 75인치 고급형 QLED TV를 1499달러에 내놨다. 갤럭시S10플러스 1TB모델(1549달러)보다 낮고 아이폰11프로맥스 512GB(1499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75인치 보급형 TV 가격도 갤럭시S10 128GB(899달러), 아이폰11 256GB(849달러)보다 낮게 책정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서 75인치 TV 가격 인하 마케팅이 가능한 것은 TV 제조 원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7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이 1월 초 500달러에서 11월 현재 300달러 수준까지 40%가량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의 할인 공세도 만만치 않다. 하이센스는 4K 화질의 50인치대 LCD TV를 100달러대에 내놨다. TCL도 4K 화질의 LCD TV를 24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4K UHD 화질의 75인치 제품도 불과 600달러대에 판매하면서 소비자 눈길을 끌고 있다.김 연구원은 "향후 7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은 중국 10.5세대 LCD 생산 라인에서의 공급량 확대 영향으로 내년에도 상승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TV 업체들의 원가 부담 완화로 75인치 TV 확대 판매 마케팅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이 전년 대비 4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직구(국내 거주 소비자가 해외 판매하는 제품을 직접 구매)로 TV를 구매하려는 국내 소비자는 구매 정보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관세, 부가세와 배송비 등이 더해지면 할인 혜택이 상쇄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구매 제품과는 애프터서비스(A/S) 정책이 다른 경우도 있다.

예컨대 국내 소비자가 미국에서 1000달러(약 116만원)짜리 65인치 TV를 구매한다고 하면 관세(8%)·부가세(10%)가 약 25만원 추가로 붙는다. 여기에 배송비(20만원대 초반)가 추가돼 실질적으로는 제품 값에 50만원가량 더 내야 한다. A/S도 국내에서 구매한 제품의 경우 보통 2년을 보증하지만 해외에서 사온 TV는 1년 이하거나 아예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