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대표 시신기증센터의 두 얼굴…사체 방치에 판매 의혹까지

당국, 파리 데카르트 대학 조사 착수…"차 사고 실험용으로 시신 거래"
프랑스 파리의 유명 시신기증센터가 연구 목적으로 기증받은 시신을 부실하게 관리한 것도 모자라 사체를 판매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충격을 안기고 있다. 파리 데카르트 대학(파리 5대학)이 운영하는 시신기증센터가 수천구에 달하는 사체를 쥐가 득실거리는 곳에 방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BBC 방송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의사협회는 해당 센터가 일부 시신을 자동차 충돌 사고 실험용 등으로 기업에 판매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온전한 사체는 900유로(약 117만원), 팔은 400유로(약 52만원)로 값을 매겼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나왔다. 센터의 실태를 처음 보도한 프랑스 언론 렉스프레스(L'Express)는 인간 존엄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내부 사진을 확보했다.

2016년 촬영된 사진 속에는 알몸의 사체 여러 구가 눈도 감지 못한 채 층층이 쌓여 부패하고 있었다고 한다.

2014년부터 센터장을 지낸 리처드 두아르 교수는 이 사진이 포함된 27장 분량의 보고서를 대학 학장에게 제출했으나, "공권력의 무력감"을 느끼고 2017년 10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센터 윤리위원회 소속 교수 2명도 그와 함께 그만뒀다.

두아르 교수의 사임 후 대학 측은 사체를 소각하는 등 뒷정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센터에 다녀온 의사들은 여전히 비위생적인 상태에서 실험했다고 말했다.

신체 부위를 판매하는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1∼2019년 파리 데카르트 대학 총장을 지낸 프레데릭 다르델은 "신체 일부를 사용하는 사람이 돈을 내는 것은 정상적"이라며 센터의 관행을 옹호했다.

다르델은 현재 프레데리크 비달 고등교육부 장관의 수석 고문이다.
프랑스에는 총 28개의 시신기증센터가 있는데 파리 데카르트 대학의 센터는 그중에서도 가장 이름난 곳이다.

센터는 홈페이지에 "프랑스 해부학을 상징하는 곳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고 소개해놨다.

센터는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센터의 관행이 인간 존엄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시신을 기증한 사람들과 그의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프랑스 고등교육부는 사체 부실 관리 및 판매 의혹이 제기된 파리 데카르트 대학 시신기증센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센터를 일시적으로 폐쇄할 것을 명령했다. 프랑스 의사협회는 조만간 파리 데카르트 대학 시신기증센터를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수사당국도 별도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