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여야 '젊은피 수혈 바람'에 40대 역할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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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수레만 요란했던 20대 국회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다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던 만큼 결과물 없는 의정활동에 국민들의 시선도 고울 리 없다.
역대 최악의 ‘식물국회’에 정쟁만 일삼는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출범 5개월여를 앞둔 21대 국회마저 유권자들의 기대감에서 멀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정치권의 변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거대 양당은 제1당을 차지하기 위해 중진이상 현역의원들을 중심으로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25일 비례대표의 최소 30% 이상을 2030세대로 추천할 것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변혁 창당의 주요직들도 모두 70년대생 40대로 채워졌다. 또한 이정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다양한 분야와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젊은 세대들이 들어와야 한다고 본다”며 “40대 기수에 2030 주축의 국회로 가야한다”고 전했다.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 지난해 11월, 민주당의 1970년대생 40대 초선의원 9명은 ‘응칠’(응답하라 1970)이란 이름으로 전국 순회 토크콘서트에 나섰다. ‘응칠들’은 70년대생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장정에 나선 것이다. ‘86세대’(80년대 학번의 60년대생)가 주축인 민주당에 세대교체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다시 앞으로 돌아와 2019년 11월. 민주당 내 ‘막내’그룹인 1970년대생 의원은 9명, 7% 남짓이다. 1년이 지난 지금 이 수치는 당연히 변함이 없다.
1970년대생들은 사회 진출을 준비하던 시기에 외환위기를 겪었으며 지금은 교육 및 주거, 일자리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세대면서 위로는 노인세대를 모시고 아래로는 자녀들을 키우며 사회 전반의 문제에 대해 답을 낼 수 있는 세대다.
지난 8월, 40대로 대변되는 ‘X세대’(1970년대생)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X세대는 선배 세대와 몸은 같이하면서 마음은 후배 세대와 닮아 있다. X세대는 선배 세대와 후배 세대 양쪽을 이해하고, 젠더 갈등의 원인도 이해하고 있으며, 공동체의 가치와 개인의 자유를 모두 존중하는 특성을 지녔다. 이런 X세대야말로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긍정적 리더십이다”라고 말했다.그렇다면 내년 총선에서 ‘40대 역할론’을 대표할 만한 인물은 누구일까. 예선인 공천심사와 경선을 앞두고 있지만 TK, 충청, 수도권 등 지역 정치권에서 눈에 띄는 3인의 총선 주자들을 살펴봤다.
먼저 보수의 텃밭이자 여당의 험지인 TK에서는 대구 동구갑 출마가 확실시되는 서재헌 민주당 상근부대변인(40)을 들 수 있다. 지난 지방선거 동구청장에 출마해 3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저력을 보였다. 서 부대변인은 금융사에서 10년가량 직장생활을 했으나 고향을 바꿔보고 싶은 마음에 민주당에 입당한 올해 불혹을 갓 넘긴 정치인이다.
서 부대변인은 지난 9월 조국 당시 장관 후보자 사퇴요구 1인 시위를 시작한 권영진 대구시장에 맞서 초등학교 등교 안전도우미에 나서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식물국회가 되는 상황에서 한국당 의원에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소방관 국가직 전환 법안처리에 임해달라는 1인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다음은 현역 프리미엄이 어느 곳보다 강하게 작용하는 충북이다. 8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4선 의원은 무려 3명, 재선이 4명, 초선은 단 1명에 불과하다. 현재 거론되는 새 인물 중 유일한 40대 기수는 중부3군(진천, 증평, 음성)에서 민주당 출마가 유력한 박종국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집장(45)이다.
박 편집장은 40대 기수라는 상징성에 지난 5년간 중앙과 지자체에서 취재 활동 등으로 정파를 초월해 전국적 네트워크와 신인답지 않은 정치력이 장점이다. 특히 국정전문지 편집장으로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입법정책 전문 지식을 갖췄다는 평가다.
또 공공기관, 대기업 국회 대관 담당자의 입법정책 교육 운영과 지방자치단체의 혁신 정책을 발굴하여 포상하는 등 콘텐츠 전문가이기도 하다. 40대인 박 편집장은 중부3군의 혁신도시(진천군 덕산면, 음성군 맹동면)와 증평군의 젊은층에게 ‘세대교체론’을 어필할 인물로 기대된다.
초선 비례 추혜선(49) 정의당 의원은 언론개혁에 나섰던 ‘방송통신전문가’로 비례대표에 선발돼 발로 뛰는 정치 행보를 보여왔다.
추 의원의 지역구 안양시 동안구을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5선 지역구일 정도로 다선 의원의 텃밭이다. 오히려 변화의 요구가 강한 유권자들에게 추 의원이 어필이 가능한 이유다. 추 의원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철희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용퇴론을 강하게 주장했다"면서 "86세대들이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나간 자리만큼을 또 다른 사회 기득권으로 채우자는 것이 아니다. 청년들, 비정규직 집단, 삶의 희망을 잃은 사람들한테 국회가 공간을 열어주고 정치를 통해 정치에 희망을 갖게 하자는 것이다. 단순히 세대교체로만 이 사회가 변화된다고 보지 않는다. 청년들이 제대로 청년의 목소리, 미래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정치구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역대 최악의 ‘식물국회’에 정쟁만 일삼는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출범 5개월여를 앞둔 21대 국회마저 유권자들의 기대감에서 멀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정치권의 변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거대 양당은 제1당을 차지하기 위해 중진이상 현역의원들을 중심으로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25일 비례대표의 최소 30% 이상을 2030세대로 추천할 것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변혁 창당의 주요직들도 모두 70년대생 40대로 채워졌다. 또한 이정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다양한 분야와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젊은 세대들이 들어와야 한다고 본다”며 “40대 기수에 2030 주축의 국회로 가야한다”고 전했다.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 지난해 11월, 민주당의 1970년대생 40대 초선의원 9명은 ‘응칠’(응답하라 1970)이란 이름으로 전국 순회 토크콘서트에 나섰다. ‘응칠들’은 70년대생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장정에 나선 것이다. ‘86세대’(80년대 학번의 60년대생)가 주축인 민주당에 세대교체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다시 앞으로 돌아와 2019년 11월. 민주당 내 ‘막내’그룹인 1970년대생 의원은 9명, 7% 남짓이다. 1년이 지난 지금 이 수치는 당연히 변함이 없다.
1970년대생들은 사회 진출을 준비하던 시기에 외환위기를 겪었으며 지금은 교육 및 주거, 일자리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세대면서 위로는 노인세대를 모시고 아래로는 자녀들을 키우며 사회 전반의 문제에 대해 답을 낼 수 있는 세대다.
지난 8월, 40대로 대변되는 ‘X세대’(1970년대생)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X세대는 선배 세대와 몸은 같이하면서 마음은 후배 세대와 닮아 있다. X세대는 선배 세대와 후배 세대 양쪽을 이해하고, 젠더 갈등의 원인도 이해하고 있으며, 공동체의 가치와 개인의 자유를 모두 존중하는 특성을 지녔다. 이런 X세대야말로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긍정적 리더십이다”라고 말했다.그렇다면 내년 총선에서 ‘40대 역할론’을 대표할 만한 인물은 누구일까. 예선인 공천심사와 경선을 앞두고 있지만 TK, 충청, 수도권 등 지역 정치권에서 눈에 띄는 3인의 총선 주자들을 살펴봤다.
먼저 보수의 텃밭이자 여당의 험지인 TK에서는 대구 동구갑 출마가 확실시되는 서재헌 민주당 상근부대변인(40)을 들 수 있다. 지난 지방선거 동구청장에 출마해 3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저력을 보였다. 서 부대변인은 금융사에서 10년가량 직장생활을 했으나 고향을 바꿔보고 싶은 마음에 민주당에 입당한 올해 불혹을 갓 넘긴 정치인이다.
서 부대변인은 지난 9월 조국 당시 장관 후보자 사퇴요구 1인 시위를 시작한 권영진 대구시장에 맞서 초등학교 등교 안전도우미에 나서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식물국회가 되는 상황에서 한국당 의원에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소방관 국가직 전환 법안처리에 임해달라는 1인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다음은 현역 프리미엄이 어느 곳보다 강하게 작용하는 충북이다. 8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4선 의원은 무려 3명, 재선이 4명, 초선은 단 1명에 불과하다. 현재 거론되는 새 인물 중 유일한 40대 기수는 중부3군(진천, 증평, 음성)에서 민주당 출마가 유력한 박종국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집장(45)이다.
박 편집장은 40대 기수라는 상징성에 지난 5년간 중앙과 지자체에서 취재 활동 등으로 정파를 초월해 전국적 네트워크와 신인답지 않은 정치력이 장점이다. 특히 국정전문지 편집장으로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입법정책 전문 지식을 갖췄다는 평가다.
또 공공기관, 대기업 국회 대관 담당자의 입법정책 교육 운영과 지방자치단체의 혁신 정책을 발굴하여 포상하는 등 콘텐츠 전문가이기도 하다. 40대인 박 편집장은 중부3군의 혁신도시(진천군 덕산면, 음성군 맹동면)와 증평군의 젊은층에게 ‘세대교체론’을 어필할 인물로 기대된다.
초선 비례 추혜선(49) 정의당 의원은 언론개혁에 나섰던 ‘방송통신전문가’로 비례대표에 선발돼 발로 뛰는 정치 행보를 보여왔다.
추 의원의 지역구 안양시 동안구을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5선 지역구일 정도로 다선 의원의 텃밭이다. 오히려 변화의 요구가 강한 유권자들에게 추 의원이 어필이 가능한 이유다. 추 의원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철희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용퇴론을 강하게 주장했다"면서 "86세대들이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나간 자리만큼을 또 다른 사회 기득권으로 채우자는 것이 아니다. 청년들, 비정규직 집단, 삶의 희망을 잃은 사람들한테 국회가 공간을 열어주고 정치를 통해 정치에 희망을 갖게 하자는 것이다. 단순히 세대교체로만 이 사회가 변화된다고 보지 않는다. 청년들이 제대로 청년의 목소리, 미래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정치구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